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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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만의 비극

2017-12-18 (월) 최효섭/목사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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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 12월7일 오전 8시, 일요일이어서 모두 늦잠을 즐기고 물새들만이 먹이를 찾아 해변을 날고 있는 한가한 아침이었다. 서쪽 하늘에 수많은 점이 나타나더니 그것들은 하와이 쪽으로 접근하면서 끝없이 이어지는 항공기의 대편대로 드러난다. 미군 해안 보초병이 두 명이 있었으나 당연히 아군의 연습 비행으로 알고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그러나 이 비행기들은 호노룰루 서방 오하우 섬의 진주만을 공격하기 시작하였다. 일본군이 선전포고도 없이 전쟁을 시작한 것이다. 태평양전쟁의 시작이다.

이 공격으로 미 해군 함정 5척, 항공기 300여대, 2,400명 사망, 부상자 1,000여명의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진주만에는 미 태평양함대 사령부가 있어 수많은 함정과 항공기가 집결되어 있었던 것이다. 태평양전쟁은 1945년까지 3년 반 지속되었는데 미군만 10만 명이 전사한 대전투였다.

당시 루즈벨트 대통령은 긴급 상하원 합동회의를 소집하고 일본을 향한 선전포고를 제안하였다. “일본의 침략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아무리 오랜 시일이 걸려도 반드시 승리로 이끌자.” 대통령의 대일본 선전포고 제의는 상원 82대 0, 하원 388대 1표로 가결되었다. 부표 한 표는 몬타나 주 출신 랜킨 의원이었으며 그는 전국에 알려진 반전 평화주의자였다.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한지 사흘 뒤인 12월11일에 독일과 이탈리아가 미국을 향하여 선전포고를 하였으며 이로써 전쟁은 태평양 전쟁을 넘어 ‘제2차 세계대전’으로 확대되었다. 비극의 시작이었으나 이 전쟁을 통하여 미국은 세계 최강국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제2차 세계대전이 종료된 후 72년이 경과되었으나 당시의 출전용사 중 생존자 몇이 아직도 있어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에게 특별한 감사와 경의를 표하였다.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실험은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한국과 미국뿐이 아니라 이제는 일본까지를 포함한 북한의 공격적 태도가 계속되자 미국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를 필요없는 것으로 결정한 것 같다.

그러나 한국은 계속하여 대화를 통한 평화 모색을 하고 있어 정책상 미국과의 약간의 마찰은 불가피해졌다. 그러나 필자의 소견으로는 김일성이 시작한 북한의 한반도 적화통일 노선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본다.

지난 9월24일에 있었던 ‘서울국제학술대회’에서 강사로 초청된 중국 인민대학교 교수 청 샤오허는 “북한의 적화통일을 향한 대남공격은 계속될 것이니 100만 명의 희생을 치루더라도 기어코 막아내야 한다.”고 열변을 토하였다고 한다.

제2의 한국전쟁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스위스 투자은행인 UBS는 20%로 내다보았다.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매우 높다’고 전망하였다. 미 국민의 여론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로 미국 본토를 공격할 가능성이 있어 9.11테러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생각이다.

유럽의 발전사를 연구한 고고학자들은 국가 형성이 정복자들에게 의한 것이 아니라 보다 나은 삶을 찾아 좋은 땅을 찾아간 농업이민에 의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인류의 역사 발전이 힘에 의한 것이 아니고 평화로운 농민들의 땀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은 현대 정치계에도 깊은 교훈을 준다. 억세고 강한 자가 이기는 것 같아도 결과적으로는 부드럽고 평화로운 자가 승리한다. 동물계의 진화과정에서도 약육강식이 진리가 아니다.
강한 동물은 점점 그 수가 줄어들고 약한 동물들이 활발하게 발전하고 증식하고 있다.

평화는 바깥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 영혼 속에 거한다. 어떤 이는 역경 속에서도 평화를 간직하고 어떤 이는 호황 중에서도 퇴행을 거듭한다.

<최효섭/목사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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