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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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인들은 한 가족이다

2017-12-07 (목) 레지나 임/코리아 태권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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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국기원 태권도 지도자 자격증 심사코스를 나흘간 뉴저지에서 듣고 왔다.

참석자들의 열정은 하나같이 뜨거웠다. 아프리카 가나에서 22시간 비행기를 타고 온 참석자, 영어를 못함에도 불구하고 대만에서 번역기를 놓고 수업을 듣겠다는 참석자!
국기원은 태권도 기인과 고수를 보유하고 태권도 기술 및 연구개발, 태권도 지도자를 양성하는 곳이다.

세계 태권도인을 국기원으로 모으는 힘은 국기원이 보유한 태권도인의 실력과 성품이다. 미국 도장에서 국기원 단증을 사용하는 도장은 고작 20% 미만이라고 한다. 국기원 단증, 국기원 사범자격증 소지여부와 관계없이 미국에서 태권도 도장사업을 경영하는데는 별다른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뉴욕시 공교육 정규 교과 태권도 수업을 진행하는 ‘코리아태권도’는 사범들의 자격조건으로 국기원 4단증이 필수요소다. 그래야 공립학교 태권도 수업을 진행하는 우리가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첫날 세미나 수업은 태권도 예절과 품새 수업이 있었다. 이 수업들은 ‘태권도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다. 국기원 사범 교과서에 의하면 ‘예의’란 사람들 사이의 적절한 활동 규범 체계이다. 예를 들면, 종교·인종에 관계없이 태권도 수업 수련 안에서는 ‘고개 숙여 인사하기’, ‘실내에서는 앉아서 인사로 대신하기’, ‘수련 중에는 흰색 도복만 입고 아무리 추워도 자켓 안 입기’, ‘ 맨발로 수업듣기’, ‘남자 사범님들은 도복 셔츠 안에 아무것도 안 입기’ 등이다.

내가 그 안에 속해 있고자 한다면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들이다. 품새 수업에서, 안재윤 강사는 첫날 수업을 마무리하며, ‘우리는 태권도 안에서 한 가족이다. 그래서 여러분들에게 태권도를 아낌없이 나누어 준다’고 말했다.

이 글을 기고하는 이유는 우리가 태권도 안에서 서로 인격을 존중하고 태권도 예를 갖추며, 우리가 태권도 가족이기에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면서 상처 주지 않고, 다 같이 사이좋게 잘 먹고 잘 살았으면 하는 바람과 국기원의 위상이 빛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이번 국기원 세미나 참석을 위해 회사 일주일 일정을 조정을 해야 했다. 덕분에 학생들과 학교 관계자 모두가 우리가 국기원 트레이닝을 받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국기원 트레이닝을 받으러 간다는 말에 미국 교장선생님들의 반응은 신선했었다. ‘미국에 있는 태권도 사범님들을 교육하기 위해서 헤드코터 국기원에서 교수님들이 오신다구요?’ ‘얼마나 자주 이런 수련을 받습니까?’ ‘마스터 임이 시험을 본다구요?’ ‘사범님들만 들을 수 있는 수업입니까’ 등등 그들의 질문엔 존경과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또 한번 깨달았다. 국기원이란 존재자체가 타지에 있는 우리에게 버팀목이 되어 주고 힘이 되어 주고 있다는 걸.

세미나를 마치고 일터로 다시 돌아갔을 때는 12학년 학생들이 물어 보았다. ‘마스터 임, 국기원 세미나 어땠어요?.’ 일주일 수업을 비운 탓에 태권도 수업이 비는 시간마다 우리가 내준 태권도 숙제를 하면서 우리를 내심 궁금했던 모양들 같았다.

수업마다 학생들이 국기원 트레이닝이 어땠냐는 질문에 나는 시종일관 “연세가 예순이 넘는 분들이 태권도 수업을 하시는데, 나는 그분들이 만화책에서 나온 줄 알았어. 너희들 배우는 기본 품새 있지? 그런 각각 품새마다 동양 철학이 들어 있다더라. 그 내용을 더 듣고 싶었는데….. 그런 기회는 다음에 만들어 주신데. 내가 열심히 공부해서 다 알려줄께”
나는 국기원 세미나에 계셨던 모든 강사님들을 처음 뵈었다. 하지만 난 미국 학생들에게 마치 내 것처럼 자랑을 늘어놓고 있었다.


그날 가르침을 주고 행사를 주관한 국기원, 후원한 WTMU 그리고 주최한 뉴저지 태권도 협회에 감사를 이런 소중한 경험을 준데 대해 전하고 싶다.

수업중에 한국인을 겨냥,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뉴저지 버겐아카데미 교사에 대한 학교측의 미온적인 징계수위에 뉴저지 한인정치인들이 참다못해 발 벗고 나섰다.

이 학교의 스페인어 담당 J교사가 “나는 한국인을 싫어한다”는 발언으로 야기된 이 사건은 한인 학부모를 포함, 뉴저지 한인들의 거센 항의를 불러일으키면서 큰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사건에 대해 학교측이 해당교사를 조사하고 징계조치를 내렸지만 지역 한인정치인들이 이 정도로는 안 된다며 더 확실한 징계조치를 학교측에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팰리사이드 팍 이종철 부시장과 해당지역 시의원 8명은 공동성명을 통해 문제교사의 해임을 강력 촉구했다.

이 사건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중대 사건이다. 그런 차원에서 한인정치인들이 적극 나선 것은 한인학생의 권익이나 한인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서도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방관하고 바로 잡지 않으면 한인학생들이 학교측과 교사들로부터 무시당하거나 다른 인종의 학생들로부터 차별적인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인종차별적 발언의 영향으로 한인학생들이 보이지 않게 불이익을 얼마든지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미국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이나 행위는 법으로 엄격하게 금지돼 있는 일이다. 미국은 무엇보다 어느 인종이나 차별 없이 동등한 대우를 받으며 살 수 있는 나라이다. 더욱이 교육의 현장은 누구라도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도 학교에서 교사가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건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이를 외면할 경우 한인학생들은 학교에서 입지가 좁아져 학교생활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사건은 반드시 문제의 교사가 확실한 징계를 받음으로써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인정치인들은 이번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행동해야 한다. 한인학생들의 교육과 한인사회 미래와도 연결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절대 남의 일일 수 없는 사안이다. 한인정치인들의 움직임에 한인들은 모두 외면 말고 힘을 적극 보태야 한다.

<레지나 임/코리아 태권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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