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바트타고 가다 협박메모

2017-09-19 (화) 12:00:00 임에녹 인턴기자
크게 작게

▶ 발작 연기로 강도 위기 모면

바트타고 가다 협박메모

SNS로 공개한 그래그랜드 씨가 받은 협박 편지 <사진 Julie Dragland>

바트 열차 안에서 강도에게 협박편지를 건네받은 한 승객이 발작이 일어난 척 연기를 해 위기를 모면했다.

16일 더블린행 바트 열차를 타고 샌프란시스코에서부터 오고 있었던 오클랜드 주민인 줄리 드래그랜드(32) 씨는 오후 4시 50분경 뒷자리에 앉아 있던 승객으로부터 편지 한 장을 건네받았다.

편지에는 “당신에게 총 두 자루를 겨누고 있다. 살고 싶다면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말며 지금 당장 조용히 지갑과 핸드폰을 건넬 것”이라는 협박 내용이 적혀 있었다.


당황한 드래그랜드 씨는 옆에 있던 남성에게 입 모양으로 “도와주세요”(Help me)라며 도움을 청했지만, 이해하지 못한 남성은 다음 역에서 내렸다.

사태가 더 심각해지기 전, 드래그랜드 씨는 순발력을 발휘해 의자 옆 복도로 쓰러져 발작 연기를 했다.

주위 시선을 모으는 데 성공한 드래그랜드 씨에게 한 커플이 다가와 상태를 물었고, 드래그랜드 씨는 커플에게 협박 편지를 건네며 도움을 청했다.

사태가 진정됐을 때는 강도가 이미 자리를 떠난 후였다.

용의자의 인상착의를 자세히 보지 못했지만 드래그랜드 씨는 자신을 협박한 강도가 중년의 여성인 것 같다고 증언했다. 현재 바트 경찰은 감시 카메라와 승차 기록부 등을 조사해 용의자 신상을 파악 중이다.

발작 연기를 생각해 낸 것에 대해 드래그랜드 씨는 “즐겨보는 ‘로 앤 오더’(Law & Order; 미국 범죄 수사 드라마 시리즈)의 한 에피소드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전했다.

<임에녹 인턴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