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와 김정은

2017-08-12 (토) 김명욱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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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와 살면서 조국이 잘되어지기를 바란다. 조국이란 대한민국이지만 북한과 북한에 있는 동포들도 무관하지는 않다. 강대국에 의해 땅덩어리가 양분되기 전에는 같은 동포요 같은 나라였기 때문이다. 북한은 공산당 간부들을 제외한 2,500여만명의 백성들은 잘못이 없다. 그들은 세계정세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조차도 모른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연일 북의 김정은은 미국을 상대로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핵무기 몇 개 가졌다고 핵무기 수만 개를 가지고 있는 미국과 전쟁을 하겠다니 이게 어디 제 정신인가. 지금이라도 북과 김정은은 제 정신을 찾아 무엇이 북을 위한 길인지 알아야 한다.

미국에 들어와 산지도 꽤 되어가고 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 미국은 현재의 조국이다. 대한민국, 한반도도 잘되어야 하지만 제2의 조국인 미국도 잘되어지기를 바란다. 2세와 3세 등 후손들이 뿌리를 내려 살아야 할 곳이 이 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의 현재, 즉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고 난 다음부터는 뭔가 좀 이상해진다.


원래 미국이란 나라는 이민자들이 세운 나라인데 이민자들을 못살게 군다. 소수민족들이 가져야 한 권리를 점점 깎아내리고 있는 게 현 트럼프정부의 실정이다. 모두가 다 잘살아야 할 미국인데 그렇게 되어 질 전망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 원래 부자인 트럼프였는데 그의 정책은 부익부 빈익빈을 추구하는 것 같아 실망이 커진다.

달에 가서 지구를 보면 조그만 구슬같이 보인다. 청색 칼라를 띈 구슬. 달이 아니라 더 먼 곳에서 지구를 보면 지구는 깨알같이 보인다. 그러다 더 먼 우주에서 지구를 보면 지구는 티끌 같은 존재가 되어 버린다. 이런 티끌 같은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세상사란, 아름다운 일들도 많이 일어나지만 추한 일들도 수없이 일어나고 있다.

추한 일들 중의 하나가 전쟁이다. 이유야 어떻든 전쟁이 일어나면 가장 피해를 보는 건 전쟁과 아무 상관없는 민간인, 즉 백성들이다. 김정은이가 괌에 핵무기 미사일을 쏜다면 괌에 사는 주민 17만 여명은 어떻게 되겠는가. 만에 하나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같은 위력이라면 괌의 백성들은 한 순간에 몰살당할 수도 있다.

그 같은 일이 현실이 되지는 않겠지만 또 모르는 일. 연일 계속되는 트럼프의 북한에 대한 위협적인 막말에 김정은이 광기에 사로잡혀 일을 저지른다면 누가 막을 수 있을까. 이젠 미국도 북이 핵폭탄을 보유했다고 인정해 버린 터다. 괌은 미국의 동아시아 군사력의 전략허브지역이다. 김정은이 괌을 노리는 게 바로 이 때문이다.

아름다운 파란 구슬의 지구. 지구촌 안에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나라들. 서로서로 도우며 잘 살아가야 되는데. 그게 아니다. 미꾸라지 같은 인간들이 있기 때문이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맑은 우물물에서 헤엄치고 다니면 온통 우물물이 흙탕물이 되듯이 지금의 그 미꾸라지는 한반도를 사멸로 이끌어가고 있는 김정은이가 아닐까.

트럼프도 또 그렇다. 미치광이 같은 김정은이를 다루려면 당근과 채찍을 같이 써야지. 어떻게 채찍만으로 다루려 하나. 성난 말에게 채찍만 가해 보라. 미친 말처럼 떠 날뛸 것 아닌가. 그럴 때엔 당근이 필요하다. 최근 유엔안보리에서 만장일치 통과된 대북제재로 북한을 옥죄어 가고 있지만 김정은이 어디 눈 깜짝 하겠나.

대북제재가 더하면 더할수록 김정은이는 미사일과 핵실험을 더해갈 것은 뻔한 사실. 결코 대화를 먼저 자청할 김정은이 아니다. 그건 그가 믿는 가장 큰 믿음인 중국과 러시아가 있기 때문이다. 북이 붕괴되면 손해 보는 건 중국과 러시아기에 북한의 김정은 체제가 붕괴되기를 그냥 보고만 있지를 않을 것이기에 그렇다.

이런 와중에 코리아 패싱으로 미국과 북으로부터 왕따가 되버린 남한. 이 또한 한심스럽다. 전쟁은 필요악인가. 아니다. 절대로 전쟁은 일어나선 안 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당근을 물려야 한다. 트럼프와 김정은. 누가 이길 것 같은가. 물론 트럼프가 이기게 돼 있다. 그래도 피를 흘리지 않고 이겨야 진정한 승리 아니겠는가.

<김명욱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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