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론자 조차 무신론이 도덕성을 침해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켄터키주립대 렉싱턴 캠퍼스 심리학과 윌 저베이스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유신론자는 물론 무신론자들조차 종교적 믿음을 부도덕한 행위를 하려는 유혹을 막는 보호장치로 여긴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7일 이번 연구가 매우 세속적인 나라로 분류되는 중국과 네덜란드에서부터 종교 인구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아랍에미리트(UAE), 미국, 인도 등 5개 대륙 13개국 출신 3천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연구 참가자들의 출신국은 불교, 기독교, 힌두교, 이슬람교 신자들이 상대적으로 많거나 아예 특정 종교를 믿지 않는 무신론자들이 훨씬 많은 나라였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가상의 악인을 제시했다. 이 악인은 어린 시절 동물을 학대하고 자라나 교사가 된 뒤에는 노숙자 5명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연쇄 살인범으로 묘사됐다.
연구팀은 참가자 절반에게는 이 가상의 악인이 특정 종교를 믿는 신자일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물었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그가 무신론자일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물었다. 그 결과 연쇄 살인범이 무신론자일 것이라는 응답이 특정 종교 신자일 것이라는 응답의 2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저베이스 교수는 “매우 세속적인 지역에서조차 사람들은 여전히 직관적으로 종교는 도덕적 보호장치라는 믿음을 붙들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