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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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은 아름답다”

2017-08-08 (화) 김창만/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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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 나오는 스토리다. 지구에 도착한 어린왕자는 한 그루 장미를 키우는 기쁨으로 살았다. 하루는 길을 걷다가 수천 송이의 장미가 피어있는 정원을 보고 좌절했다. 자기가 키우고 있는 장미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장미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수천 송이의 장미 중 하나에 불과했던 것이다.

여우가 어린왕자에게 말했다. “낙심하지 마. 정원에 가득 핀 수천 송이의 장미보다 지금 네가 키우는 한 그루의 장미가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거야. 한 그루의 장미를 아낌없이 사랑해봐. 한 그루의 장미를 통해 수천 송이 장미와 창조적인 관계가 열린단다.”

여우의 충고를 따라 어린왕자는 변함없이 장미 한 그루에게 온갖 정성을 쏟아 부었다. 어린왕자는 한 그루의 장미 때문에 행복했으므로 다른 장미들도 사랑할 수가 있게 되었다. 여우가 지구의 삶을 마치고 자기의 별로 돌아가면서 어린왕자에게 또 다시 말했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단다. 보이지 않는 곳에 우리의 꿈은 존재하지. 뜬 눈은 장님이지. 눈을 감아야 해. 눈을 감으면 작은 것의 아름다움이 보인단다.“ 어린왕자는 여우의 말을 듣고 눈을 감았다. 그러자 자신이 가진 작은 것 하나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임을 깨달았다.


며칠 전 좋은 음식과 적절한 운동으로 건강관리 잘하던 이웃이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들어갔다. 모두 별 일 아닐 거라고 말했지만, 의사가 손쓸 틈도 없이 그 사람은 홀연히 세상을 떠났다. 심장마비였다. 의사가 심장마비의 원인을 밝혀냈다. 구리의 부족이었다.

구리는 전선줄에만 쓰이는 것이 아니다. 구리는 인, 유황처럼 생체의 필수 미량원소중 하나다. 인간의 몸은 통상 80밀리그램 정도의 초미량 의 구리를 함유한다. 몸 안의 구리의 함량이 계속 결핍되면 생명은 위해(危害)하다. 심비대증, 심부전증, 심장마비, 고혈압, 빈혈은 모두 구리 성분의 결핍으로 온다.

식물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기본 원소는 모두 10가지다. 산소, 탄소, 수소, 질소, 인, 황, 칼륨, 칼슘, 마그네슘, 철분이다. 만일 그 중에 하나라도 부족하면 식물 성장은 치명적 제한을 받는다. 독일의 식물학자 유스튜스 폰 리비히는 이것을 ‘최소량의 법칙’이라고 불렀다. 리비히는 식물의 성장이 영양분의 총량이 아니라, 기본 원소의 최소량의 수위가 전체와 균형을 이룰 때 촉진된다는 사실을 임상적으로 증명했다.

구약성경에 나오는 다윗은 ‘작은 것은 아름답다.’라는 은유를 삶으로 입증한 인물이다. 베들레헴 촌 동네의 일개 목동에 불과했던 다윗은 일곱 형들에 비해서 작고 보잘 것 없었다. 만일 사무엘이 작은 자 다윗의 인물됨을 알아보지 못했다면 오늘의 이스라엘은 없었을 것이다. 이스라엘은 다윗처럼 여러 작은 자들을 통해서 굴기(屈起)한 나라다.

양 어깨에 무거운 황금 별 4개씩 단 현직 육군 장성의 공관에는 사병(私兵)이 많다고 한다. 요리병, 운전병, 빨래병, 과외병, 테니스병, 골프병, 바둑병을 위시해서 텃밭농사병까지 있다고 한다. 나라를 지켜야 할 군인이 장성의 집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장성의 부인은 공관병들이 집안일을 잘 못한다고 습관적으로 모욕하고 무시했다고 신문은 전한다.

‘작은 것의 아름다움’을 무시하는 몸과 마음은 병든다. 그런 사회는 희망이 없다. 당신은 리더인가. 암흑 선사시대의 끝자락에 살던 작은 자 다윗을 일으켜 세워 천년 이스라엘의 꿈을 이룬 사무엘을 만나라. 그에게 ‘최소량의 원리’를 배우라. 배우는 것이 리더의 일이다.

<김창만/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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