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광복,그 후 72년

2017-08-05 (토) 김상준/비영리단체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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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생애에 해당되는 짧지 않은 세월이다. 대한민국 72년 삶을 돌이켜 보면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성공적인 삶이다. 갖은 고초, 시련을 겪고 세계 10위권의 부국이 되였으니 자긍심을 갖고 뽐낼 만하다. 그런데 이런 위대한 성취에 대해서 자랑과 긍지만으로 오늘을 맞기 어려운 것이 우리가 처한 현실이다.

눈부신 고도성장으로 외양은 뻔지르르하여 남들의 부러움을 사는데, 진작 일반 서민이나 젊은이들은 흙수저 금수저를 빗대 신세 한탄을 하고, 자기들 삶의 환경을 지옥에 비유하며 이 나라를 탈출하고 싶어 한다. 사회 각 방면의 불평등 구조가 심화되고, 우리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공인의식이 없고 이기적이기 때문이다.

국무총리로 임명된 인사가 병력기피, 부동산투기, 세금탈루, 위장전입에 연류되어 국회청문회와 여론에서 곤욕을 치르고 문화교육부 장관이 논문 표절, 대법관이 될 인사가 위장전입을 인정할 정도니 다른 인사들이야 말해 무엇 하랴.


천안함 사건이 터진 직후 긴급 소집된 대통령 주재 안보회의에 모인 참석자들의 90%가 군대 안 갔다 온 안보 무임승차 자들이다. 우리나라 지도부는 가장 치사한 병역 기피자 소굴 같다.

김대중, 이명박 대통령은 이해 할 수 없는 병명들로 병역 무임승차를 헸고 노무현 대통령은 졸병으로 군에 갔다 왔으나 군을 썩으러 가는 곳이라며 군의 명예를 훼손한 대통령이다. 일반인 병력 면제자는 4%가 안 되는데 고위직 층의 자녀 중엔 20%가 군에 안 갔다. 이런 자들이 지도자 자리를 9활 이상 차지하고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그들을 보면 희망이 안 보인다. 일반인들 특히 젊은이들 입에서 저절로 헬 조선 소리가 나오지 않겠나.

우리 사회 상위 층은 대체로 당대에 그 자리에 올라선 사람들이다. 대학입시, 입사시험, 국기고시 등 암기위주 공부를 하여 요행이 합격한 사람들이다. 이 시험의 당락은 통상 몇 점 차이로 갈린다

당락권엔 무수한 수험생이 몰려있고 그 실력은 고만 고만하다. 자기의 합격은 경쟁자의 희생 위에서 이루어진 큰 행운인데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자기가 잘 나고 실력이 월등해서 그 자리에 올랐다고 자만 한다. 그들이 ‘노불레스 오블리주’를 알 까닭이 없다.
일반 국민도 준법정신이 엉망이다. 공권력을 우습게보고, 탈법, 떼 문화가 판을 친다. 사회질서와 공중도덕 의식이 없으니 혼란이 가중된다. 소득은 선진국 수준인데 국민의식과 행동은 후진성을 못 벗어났기 때문이다.

반면 선진국은 어떠한가, 서구에는 상류사회가 존재한다. 200년 이상 자리를 유지해온 존경받는 집단, 계층이 있다. 미국의 대법관들, 부자들의 기부문화, 영국의 귀족이 그렇다. 영국의 해리 왕자는 왕족인데도 아프가니스탄에 가서 헬기를 조정했다.

선진국 지도자들은 병역 무임승차를 가장 부끄럽게 여긴다. 영국은 나라가 위태로울 때, 앞장서서 목숨을 내놓는 사람들이 귀족들과 옥스퍼드 캠브리지 대학 출신들이라 한다.

우리의 고성장 시대는 1980년도 말에 끝났다. 저성장기에 접어들어서 물적 성장으로 나라발전을 꾀하는 시기는 지나갔다. 의식혁명으로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 고위직에 있는 지도층은 자신들이 사회에서 특혜를 받은 행운아라는 점을 분명이 인식하여야 한다. 이를 자기희생으로 갚겠다는 의지로 도덕적 의무(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다해야 한다. 그러면 이를 중심으로 우리는 역사의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시대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광복 72주년을 계기로 국민 모두가 의식을 새롭게 하여 아직 후진국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 생활 규범을 바로 세우고 시대정신을 재정립해야 한다.

<김상준/비영리단체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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