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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 극복의 지혜

2017-08-05 (토) 김명욱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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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는 하루에 수 만 가지 생각을 한다. 기억할 수도 없는 생각 속에는 중대결단을 내려야 할 것도 있고 그냥 스쳐지나가도 되는 소소한 것들도 있다. 수없이 떴다 지워지는 생각 속에 살아가고 있는 인간에겐 생각의 차이에 따라 평생 행복한 삶을 살아가거나 평생 불행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 두 갈래 길이 펼쳐진다.

두 갈래 길로 갈라서게 하는 인간의 생각은 긍정적인 생각 아니면 부정적인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좌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도 다시 하면 된다는 긍정의 생각을 하는 사람은 다시 일어선다. 하지만 “나는 안 돼”하며 미리 자신을 허약함 속으로 밀어버리는 사람은 다시는 일어서지 못한 채 불행의 삶을 살아야 한다.

2012년 4월2일. 한국여자프로골퍼 김인경은 30cm 퍼팅만 넣으면 우승이 확정될 순간이었다. 메이저 나비스코대회 마지막날, 마지막홀, 마지막 퍼팅. 한 손으로 툭 쳐도 들어갈 거리. 그러나 볼은 홀로 들어가는가 싶더니 그냥 돌아 나왔다. 연장전에 들어간 김인경은 패하고 수십만달러까지 날려버린 채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악몽의 30cm는 그녀에게 깊은 상처와 좌절을 안겨주었다. 골프를 접을 생각까지도 했다. 그러나 그녀는 다시 일어섰다. 4년여의 명상수련 등을 통해 마음잡기에 몰두했던 그녀는 좌절을 털어버리고 재기에 성공한다. 2017년, 금년에만 벌써 2승을 올리고 있다. 그녀는 그때의 악몽으로 자신은 더 겸손한 골퍼가 될 수 있었다 말한다.

<정신력의 기적/The Miracle of Mind Power>을 저술한 단 카스터(Dan Custer)는 인간은 생각하는 대로 된다며 “병을 생각하면 병은 자라나고/ 건강을 생각하면 병은 사라진다. 가난을 생각하면 가난은 자라나고/ 부유를 생각하면 가난은 도망친다”고 지적한다. 사람의 생각이 사람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카스터는 방 안에 빛이 들어오면 어두움은 저절로 흘어 지듯이 우리의 생각에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빛이 들어오면 부정적이고 염세적인 어두움은 설 자리를 잃게 됨을 설명해준다. 그리고 좌절감을 이겨 내려면 자신에 대하여 특별한 사고방식, 즉 신념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몸에 지니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인생의 여로는 여러 길이 있는 게 아니다. 단 한 번의 길, 즉 원 웨이(One Way)다. 한 번 가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인생들은 가고 있다. 그럼 행복하게 잘 살아야 하지 않을까. 잘 살고 행복으로 가는 길은 남이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획득하는 거다. 방법은 생각에 달려 있다. 긍정 마인드의 생각, 된다는 생각.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피어오르는 생각들이 있다. 이런 생각을 프랭크 킨슬로우(Frank Kinslow/Beyond Happiness저자)박사는 무(Nothing)에서 티끌만 하게 싹이 나듯이 시작된 생각은 몽실몽실 피어올라 나중엔 의식의 표면을 완전 뒤덮어버린다며 꿈속에서도 끊임없이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꿈도 생각의 일부인 셈이다.

상사병이란 게 있다. 어느 여인을 사랑하는 남자.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 못해 여인이 꿈속에 나오는 것은 약과. 병이 들어 죽게 되는 것이 상사병이다. 킨슬로우박사의 말처럼 조그마하게 피어오르던 사모하는 사랑의 생각이 한 남자 의식의 표면을 완전히 뒤덮어버려 죽음까지도 불사하게 한다. 생각의 힘이란 이처럼 위대한 거다.

“잘 될 거야”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런 생각을 갖는 게 우리네 삶을 여유롭게 할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저술해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의 마인드를 심어준 빅터 프랭클박사. 그는 유태인이란 죄로 죽음밖에 없는 아우슈비츠에 수감됐으나 끝까지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고 살아서 수용소를 나왔다.

그는 “인생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가의 문제가 아니고, 인생이 우리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가의 문제이다”라며 코페루니쿠스적 생각의 전환을 요구한다. 좌절을 극복한 지혜의 승리자들. 그들의 지혜는 생각의 전환에 깃들어 있다. 행복의 생을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 이 순간부터라도 부정에서 긍정으로 생각만 바꾸면 된다.

<김명욱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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