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변화를 즐겨라!’

2017-07-31 (월) 연창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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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흐름에 대한 낙담. 트렌드 변화에 대한 한탄. 남은 삶에 대한 두려움. 과거에 대한 그리움. 변화에 대한 인정과 도전 등등. 변화를 대하는 태도에 따라 삶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른다.

이 같은 사실을 일깨웠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Who Moved My Cheese? 1998)'의 베스트셀러 작가 스펜서 존슨이 얼마 전 향년 78세에 별세했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는 생쥐 두 마리와 두 명의 꼬마인간을 주인공으로 한 미로 속 치즈 찾기 우화로 변화에 대해 이야기 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생쥐들의 이름은 스니프와 스커리. 꼬마인간들의 이름은 헴과 허다. 그들의 일과는 맛있는 치즈를 찾아다니는 것이다. 미로 속을 열심히 뛰어다닌 끝에 치즈가 가득 찬 창고를 발견한다. 매일 그곳에서 좋아하는 치즈를 먹으며 지낸다. 생쥐들은 매일 아침 창고에서 어제와 다른 변화가 있는 지 확인한다. 꼬마인간들은 다르다. 창고의 치즈가 평생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한다. 변화에 전혀 대비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창고의 치즈가 없어진다. 생쥐들은 놀라지 않았다. 이미 창고의 치즈가 조금씩 줄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생쥐들은 다시 미로 속으로 떠난다. 새로운 치즈를 찾아 나선 것이다. 그래서 맛있는 치즈가 가득 찬 또 다른 창고를 발견한다.

꼬마인간들은 텅 빈 창고에 머문다. 새로운 치즈를 찾아 나서지 않는다. 누군가 다시 치즈를 창고에 갖다 놓기만 기다린다. 하지만 사라진 치즈를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꼬마인간 헴과 허는 변화의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가 달랐다. 그래서 갈등이 생겼다. 생각이 다른 두 꼬마인간들은 헤어진다. 헴은 창고에 남아 계속 기다린다. 현실에 안주하다 못해 과거에 집착한다. 새로운 것을 고집스럽게 거부한다. 허는 새로운 치즈를 찾아 떠난다. 미로 속을 헤맨다. 그러던 중 마침내 새 치즈 창고를 발견한다. 뒤늦게라도 변화를 깨닫고 대안을 모색했기 때문이다. 허는 그곳에서 먼저 와 있던 생쥐들을 만났다.

생쥐들을 보면서 새로운 사실을 깨닫는다. 변화를 예상하고 신속하게 적응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변화의 두려움을 떨쳐야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음도 알았다. 미련을 빨리 버려야 새 삶을 살 수 있다는 지혜도 생겼다.

이 책의 핵심은 변화의 본질 인식과 행동이다. 한 번의 시행착오를 겪은 허를 통해 지금의 편안함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내일의 변화를 예측하고 대비하기 위해 현재를 살아가야 함을 일깨운다. 변화를 꺼리는 사람들에게 변화는 피할 수 없는 일임을 깨우치게 한다.

책 속에 나오는 치즈는 ‘돈, 직업, 건강, 행복, 자유, 인간관계, 집, 가정’ 등 사람들이 원하는 것 모두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마음속에 두고 그것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그러다가 원하던 것을 얻게 되면 그것에 집착하며 얽매여 산다.

세상은 변한다. 천천히 진행되기에 잘 느끼지 못할 뿐이다. 흔히 사람들은 변화를 두려워한다. 변하는 상황을 원망한다. 과거와 달라진 현재를 한탄하기도 한다. 어떡하든 변화를 가로막으려 든다. 그래서 과거를 자주 돌아본다. 다시 그 때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그러나 더 이상 그런 시절을 오지 않는다. 긴가민가 고민하지 말고 변화를 인정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야 하는 이유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다 나은 내일을 원하면 변화에 저항하지 말아야 한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도 떨쳐야 한다. 변화의 급류에 스스로를 맡겨야 한다. 이제까지 해보지 않은 일도 즐거운 마음으로 맞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무엇이든 받아들일 자세도 열려 있어야 한다. 그러면 어떤 변화에도 적응할 수 있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오히려 변화를 즐길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변화는 함께 어울려 즐길 때 자신의 것이 된다고 한다. 변화는 그래서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물론,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다. 앞으론 새로운 변화를 즐겨라. 그것이 보다나은 내일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가장 좋은 비결이다.

<연창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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