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학생의 자질

2017-07-11 (화) 김기훈/ 센트럴 커네티컷 주립대 경제학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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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필요성과 구실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세계 각국에서는 최소한의 의무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며 경제발전을 위한 인재양성에는 필요불가결이다. 1960년 12월 미국경제협회 연차총회에서 협회 회장인 시카고 대학의 슐츠 박사(Dr. T. W. Schultz)의 특별연설을 통해 획기적인 개념이 창시되었다. ‘인간자본에의 투자’라는 연설제목에서 보여주듯 이 기회를 분기점으로 유형자본과 무형자본(인간자본)의 구별이 생겼다.

투자의 정의는 ‘생산을 할 수 있는 모든 자본시설과 재고의 증가, 그리고 미래의 수익을 위한 현재의 지출’로 유형자본에만 적용됐었다. 하지만 슐츠 교수의 새로운 정의로 교육과 훈련, 보건과 영양, 지식을 통한 생산성의 향상 등 무형자본의 투자가 추가되었다. 결과적으로 인간에게 사용된 교육 등의 비용이 소비가 아닌 투자의 범주에 포함되고 1961년부터 이 방면의 연구가 경제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국제적으로는 1960년대에 ‘두뇌유출(The Brain Drain)’ 이라는 용어까지 생겼다. 미국을 비롯하여 선진국들은 개도국(開途國)에서 인간자본을 유치하여 부족한 인재의 보충으로 문제를 해결했지만 귀한 인재를 잃어버린 후진국은 2중의 고역을 겪었다. 학자들은 이것을 가난한 나라가 자기들의 비용으로 양성한 의사, 과학자, 엔지니어 등을 부강한 나라가 뽑아가서 대외원조의 역행이라고까지 평하였다.


이처럼 교육을 통한 인재양성이 나라의 경제발전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 가는 우리가 이미 다 아는 바다. 특히 IT시대에 살고 있는 현실에 지능과 지식의 영향이 일상생활에까지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되어 있다. 대학교육도 컴퓨터를 위시한 모든 역할이 주도가 된지 오래이다. 21세기에 접어들고서는 어느 나라든 고립해서 살 수도 없게 되었다.

따라서 대학생들의 사명도 중대하다는 것은 자타가 공인하는 바이다. 한 때 지적지능(IQ)이 으뜸이었는데 1995년 다니엘 골맨 교수의 연구로 감성지능(EQ)이 더욱 앞선다는 연구도 나왔다. 전자는 ‘기억, 사고, 분석, 추리’ 등이 주류인데 후자는 ‘책임감, 충동조절, 배려, 연민’ 등 정서면의 구실을 분담한다. 따라서 EQ는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하여 주위환경에 능률적으로 적응하여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해 준다.

금년도 하버드 대학에서 획기적인 결정을 하여 학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가을학기에 입학허가를 받은 고교 졸업자 중 10명이나 4월에 입학허가가 취소된 일이다. 대학에서 충분한 경고를 받았지만 젊은이들의 잘못된 사고방식에 따라 행동한 것이 대학신문에 보도된 것이 효시이다. 예를 들자면 여성에 대한 성적 폭행을 무시하고, 나치에 의한 유대인 대학살과 어린이들의 죽음을 업신여기어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것이 페이스북에까지 오르게 된 점이다.

물론 이런 처사에 반대의견도 나왔다. 특히 ‘언론의 자유’라는 명목하에 대학의 결정은 ‘검열’ (Censorship)이라는 평도 받고 있다. 하지만 대학 당국은 분명히 “품행이 방정하다는 조건하에 입학허가를 했으며, 만약 정직성, 성숙성, 도덕성 등에 잘못이 있는 경우 입학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조항이 명시되어 있다” 라고 방어에 나섰다. 학생들은 자유의사에 따라 무슨 행실을 해도 되지만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수반된다.

대학생의 자질 및 사회인이 된 이후 IQ와 EQ가 균형이 잡힌 인간자본으로서 차세대의 지도자로 큰 공헌을 세워 보람있는 삶의 주인공이 되자면 먼저 대학의 방침과 기준에 따라 갖추어야 될 자질이 필요하지 않을까?

<김기훈/ 센트럴 커네티컷 주립대 경제학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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