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듣기 좋은 말

2017-07-07 (금) 박준업/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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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를 멀어지게 간계를 꾸미는 일당을 박멸해 달라“"마치 벌레처럼 여기고 완전히 죽여 없애 달라는 말이다.” 지난 달 일본 아베 수상의 특사로 한국에 온 자민당 니카이 간사장이 한 말이다. 특사의 말 치고는 불쾌한 느낌을 준다. 한국에 와서 이런 표현으로 떠들어도 되는가! 바야흐로 막말의 시대이다.(6/20/17/목포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말은 사람의 생각을 밖으로 드러내 주기도 하지만 사람의 생각은 그 표현의 틀 안에 가두기도 한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도 어떤 언어로 표현하느냐에 따라 그 틀과 뜻이 달라진다. 같은 일도 철학적 표현, 심리학적 표현, 문학적 표현, 외교가의 언어 등 모두 어떤 색을 칠하느냐에 다라 그 느낌과 기능이 달라진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 말 한마디에 천량 빚을 갚는다’. ‘모르는 것이 약이다’ 이런 말들을 통하여 가끔은 세상 돌아가는 이치 중 가장 중요한 호혜성(Reciprocity)에 대해 알게 되는데도 우린 일상생활에서 이 호혜성을 잊어버리고 산다. 가끔 집에서나 이웃, 더나가서 공동체 각종 모임에서도 순간적으로 말한 한마디가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결국엔 등지게 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우리 생활에 언어 사용을 10군으로 묶고 그 사용되는 단어를 다른 말로 바꾸어 말하면 완전히 분위가 달라진다고 지적한다. 극단적인 표현은 삼가 하고 국적 없는 말을 피하고 어쩔 수 없이 험담에 끼었을 때 험담의 대상자를 변호하는 또는 침묵을 지켜주는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는 너무나 숨 가쁘고 각박하게 살아간다. 그렇다 할지라도 내가 먼저 베풀면 베푼 것 이상으로 나에게 되돌아온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나의 품위를 지키기 위하여서도 말을 지혜롭게 사용해야 될 것이다. ‘덕분에 일이 잘 끝났습니다. 함께 일을 하게 되어 기쁩니다. 그러셨겠군요.’ 순하고 조용한 말씨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

좋은 말씨를 쓰려면 성경에서 바오로 사도가 에페소 신자들에게 보낸 편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여러분 입에서는 어떠한 나쁜 말도 나와서는 안 됩니다. 필요할 때에 다른 이의 성장에 좋은 말을 하여, 그 말을 듣는 이들에게 은총을 가져다줄 수 있도록 하십시오.”(에베소서 4,29)

<박준업/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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