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동포의 길
2017-07-01 (토)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고 있다. 지난겨울 우리의 모국인 한국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문제로 인하여 수많은 시민들이 촛불시위를 벌였다. 아울러 박대통령과 같은 당인 한나라당도 자당의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반발로 분열이 발생했고, 국회는 탄핵안을 통과 시켰다. 그리고 헌법재판소 전원합의에 의해서 박근혜 대통령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직에서 탄핵 파면되어 구속이 되었다. 참으로 혼란스런 모국의 상황에 미주동포들도 뒤숭숭했고 헌재 심사 중에 한쪽은 촛불을 들고 탄핵 파면 구속을 외쳤고 한쪽은 태극기를 들고 파면 무효를 외쳤다.
정부는 바로 권한 대행 체제로 들어갔고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가 이루어지는 동안 한국군과 미군의 군사 훈련은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이 되었고 북한은 연이어 성명을 내고 여러 종류의 미사일을 쏘았다. 최고통수권자가 사라진 상황에서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전쟁위기에 빠졌고 해외에서 모국을 바라보는 우리는 참으로 크나큰 우려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한반도의 전쟁은 지난 70년동안 피땀으로 이룩한 모든 것을 잿더미로 만들 것이며 상상할 수 없는 사망자가 생기고 구석기로 돌아갈 가공할 전쟁이 될 수밖에 없기에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해외동포로서 우리는 모국이 거의 멸망에 달할 정도로 무너졌을 때 조국이라는 비빌 언덕이 사라질 뿐만 아니라 수많은 미군 전사자와 그 피해에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처지의 천덕꾸러기가 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지금 중동 전쟁의 참화를 겪고 있는 미국 내 수많은 중동 출신 이민자들의 처지를 볼 때, 미국에 대한 우리의 애국심이 아무리 높다 해도, 한반도가 전쟁의 참화를 겪게 된다면 미주동포들은 지금의 분쟁국인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의 이민자들과 별반 다름없는 대우를 받을 수 밖에 없다.
다행히 위험했던 한반도에서 전쟁의 참화는 일어나지 않았고 대통령 선거에 의해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이 되었다. 그리고 촛불과 태극기로 분열되어 대립했던 정치상황은 빠른 속도로 안정이 되었고 새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초청에 의해서 미국을 방문하고 있다. 동포들 중에는 새로운 대통령을 지지하는 분들도 있고 반대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운명은 결국 한국에 있는 동포들이 결정을 한다. 미주동포는 그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다. 미주동포의 역할은 모국과 미국이 좋던 싫든 더욱 좋은 관계가 되도록 해야만 한국과 미국 양쪽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다. 그리고 한국 국민이 선택한 대표와 협력적인 관계를 만들어 가야 그 어떤 상황에도 미주동포의 위상을 높일 수 있고 미국 사회에서도 그 대표성을 인정을 받을 수 있다.
미주 동포는 미국에서 스스로의 권리와 이익을 증진하기 위한 노력을 해서 인정을 받고 그 힘으로 모국과 미국의 관계를 더욱 좋게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야 미국과 모국 양쪽에서 우리의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 그리고 이제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목소리를 높여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미주동포(Korean American)의 정체성이고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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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