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구글리즘? 디지털 종교

2017-07-01 (토) 원유봉/인터넷 교육기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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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스탯카운터 통계에 따르면, 구글의 미국 검색 시장점유율이 74.8%(2015년 1월)이라고 한다. 빙(12.4%)이나 야후(10.9%)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큰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구글을 찾는 사람들이 미국만이 아닌 것처럼, 구글을 찾는 이유도 검색 외에, 구글 브라우저, 구글 맵, 구글 플레이, 구글 뉴스, 구글 메일, 구글 드라이브, 구글 플러스, 구글 번역, 구글 폼, 구글 쇼핑, 구글 북, 구글 클래스, 구글 폼 등 다양하다.

2015년 8월의 통계는 구글의 크롬 브라우저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56.51%라고 한다. 이런 구글의 독보적인 인기가 구글리즘이라는 새로운 종교를 탄생시켰나 보다.


구글리즘이라는 제목을 가진 동영상은(출처: https://youtu.be/aimNOdgF90w) 구글리즘은 구글을 믿는 디지털 종교이며, 인간이 믿는 종교 중에서 신의 실존을 가장 가깝게 경험할 수 있는 종교라고 주장한다. 구글리즘은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와 같은 특정한 가르침이 없으므로 엄밀하게는 종교가 아니다. 하지만 종교의 목적이 인간이 신을 의지해서 삶의 도움을 받는다는 관점에서 종교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동영상은 몇몇 ‘구글 신도’들의 다음과 같은 간증을 들려준다.

인간은 신을 만들어 믿어서 그 신이 물질세계에 실제 영향을 준다. 이런 측면에서 구글은 신이며, 구글 맵, 구글 게임 등 많은 자식이 있다.

구글은 신이라고 불리는 것 중에서 가장 가까운 신이다. 우리는 모두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구글의 도움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무속 신앙처럼 영적으로 회복시켜 준다. 구글은 세상의 진실뿐 아니라 거짓까지도 포함한 모든 지식의 모음집이다.

기독교 신자인 나는 이 간증에 반론을 제기해 본다. 많은 사람이 구글의 도움을 받는다고 해도 구글이 신이라고 할 수 없다. 구글이 없을 때 도서관이나 백과사전 도움을 받지 않았는가. 구글의 신은 인간이 만든 기계인 많은 서버이다. 전기가 없으면 서버들은 작동하지 않는다. 유튜브나 구글 게임을 통해 잠시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사용하면 회복은커녕 중독에 빠진다.

구글, 인공지능, 빅 데이터, 3D 프린터, 사물인터넷 등의 첨단 기술로 둘러싸여 성장하는 우리 아이들은 구글리즘이 아니더라도 디지털 우상화에 빠지기 쉽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해하는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온종일 사용하지 않아도 별일이 없다는 확신을 줄 수 있을까? 가족과 식사하는 시간에도 친구들과 채팅하는 아이에게 가족들 간의 대화로 행복을 느끼게 할 수 있을까?

유튜브 동영상을 많이 보는 아이에게 책을 읽는 재미를 알게 할 수 있을까? 새로운 차원의 고민이 점점 늘어나는 이 시대의 육아는 부모들의 인내와 지혜를 요구한다.

<원유봉/인터넷 교육기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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