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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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에 북한 찾다가는 위험 따른다

2017-06-2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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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북한에 17개월 억류됐다 식물인간 상태로 풀려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귀환 엿새 만에 숨지면서 미국사회가 분로로 들끓고 있다. 건장했던 웜비어의 죽음이 북한정권에 의해 살해당한 것이라는 여론이 고조되면서 미주 한인들의 북한 여행에 대한 경각심도 커지고 있다.

웜비어 부모가 엊그제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웜비어는 병원에서 치료 받다 이날 오후 2시20분숨졌다고 한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아들이 북한에서 받은 끔찍한 학대로 집으로 여행을 완전히 끝냈다고 밝혔다. 웜비어는 북한 간 오랜 교섭 끝에 지난 13일 고향으로 돌아왔으나 결국 병원에서 숨진 것이다.

웜비어의 죽음으로 미 여론이 악화되면서 미국인의 북한 여행에 대한 우려 또한 증폭되고 있다. 현재 미국은 시민권자들의 북한 여행을 허용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웜비어의 죽음으로 이제는 미국시민의 신변에 심각한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는 사실이 확실시됐다. 여전히 북한에 억류돼 있는 미 시민권자 한인 3명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북한 여행을 자유롭게 놔둘 수 없는 실정이다. 미 국무부도 아직까지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들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함과 동시에 북한 방문 자제를 경고하고 나섰다.


북한은 북미대화가 시작된 1990년대부터 인질을 붙잡고 있다 미 고위인사가 방북한 뒤 긴장 완화의 표시로 인질을 석방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자국민 보호를 우선시하는 미국을 상대로 ‘인질 외교’를 펼쳐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현재 미 시민권자 한인들이 북한 방문이 자유로운 점을 활용, 이색 경험을 추구하기 위해 여전히 북한을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사소한 경범죄만으로도 북한 당국에 억류될 수 있는 위험이 따른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금단의 땅을 밟는다는 자체가 매력이라는 호기심으로 북한을 찾았다가 자칫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북한이 미국인 억류를 거듭 공개하고 있는 것은 트럼프 정부와의 협상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관측도 있다. 호시탐탐 ‘인질외교’를 꾀하려는 북한의 비인도적 행위의 전형이다. 지금은 미 시민권자 한인들이 그 어느 때보다 북한 여행을 자제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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