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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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게 먹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2017-06-2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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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년기 간식으로 체력저하 막아야

▶ 당뇨환자는 저혈당 쇼크가 더 위험

무조건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게 건강의 비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생각은 노인들도 마찬가지여서 배가 고픈데도 정해진 식사시간까지 참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노인들은 배가 고프다면 간식을 조금씩, 규칙적으로 먹는 게 건강에 더 좋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간식을 식사 사이사이 조금씩 먹는 게 노년기 체력저하를 막고, 몸의 균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노인에게 간식이 필요한 이유는 위 용량이나 소화능력이 아직 성숙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음식을 조금씩 자주 먹이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비유했다.


청년기에는 몸의 소화흡수력과 저장능력이 좋아 식사를 하지 않아도 몸속에 저장된 영양분을 끌어 쓰는 데 문제가 없지만, 나이가 들면 모든 기능에 조금씩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그때그때 영양분을 보충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당뇨병이나 고지혈증 등의 만성질환으로 식사량을 줄이고 있다면 자신의 활동량에 맞춰 견과류, 우유, 소량의 과일 등을 간식으로 섭취해야 몸에 무리가 되는 상황을 예방할 수 있다. 요즘처럼 더울 때는 땀도 많이 나고,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몸의 에너지가 많이 쓰인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당뇨병을 가진 노인들은 혈당이 올라가는 것만 두려워해 지나치게 소식하는 경우가 있지만, 실제로는 이로 인한 저혈당증이 훨씬 더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몸속 포도당의 양이 부족해져 저혈당 상태가 되면 우리 몸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아드레날린을 분비하는데, 이 때문에 혈압이 상승하고 맥박 수가 빨라지면서 식은땀, 가슴 두근거림, 공복감,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뇌 기능 저하나 뇌 기능 장애가 생겨 몸이 마비되거나 쇼크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저혈당증을 겪은 적이 있거나 저혈당증 위험이 큰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규칙적인 식습관을 유지하고, 무리한 다이어트는 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저혈당증에 대비해 항상 사탕이나 주스, 초콜릿 등 단 음식을 휴대하는 것도 좋다.

혈당 관리를 한다고 무작정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에만 매달리는 것도 금물이다. 반드시 식사한 후 혈당을 낮추는 약을 먹거나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비만하거나 식사량이 많은 노인이 간식을 과량으로 먹는 것은 좋지 않다. 고혈당과 고지혈증을 더 악화시킬 수 있어서다. 간식이 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적절한 신체활동에 부합할 때’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간식의 종류도 중요하다. 떡이나 과일은 무조건 몸에 좋다는 생각에 많이 먹는 노인들이 있지만, 과하면 오히려 당 대사나 고지혈증에 해가 될 수도 있다.

박민선 교수는 “간식으로 우유나 견과류, 소량의 과일을 강조하는 것은 그만큼 어르신들에게 부족한 영양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주식을 고르게 먹었다면 나이가 들수록 활동량에 따라 약간의 간식을 먹는 게 오히려 몸에 보약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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