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시간·실내운동 활용해 운동 유지를
▶ 체온 조절 어려운 노인, 여름 힘들지만 비타민D·근력 보충할 기회로 만들 수도
유례없는 폭염이 덮치면서 고령층의 건강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노인들은 여름철에 젊은이들보다 훨씬 더 취약하다. 노화에 따른 생리적 변화 때문이다. 여름철 기온이 올라가면 인체는 땀을 흘리고, 말초혈관을 확장시켜 열을 발산한다. 그러나 노인은 체온 조절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젊은 사람보다 훨씬 더 쉽게 체온이 상승하고 열사병에 빠질 위험이 높다.
땀은 체내 열을 방출하고 체온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땀샘의 수와 기능이 감소한다. 체온을 효과적으로 낮추지 못하게 된다는 뜻이다. 더우면 피부의 혈관을 확장시켜 열을 밖으로 방출하는 젊은이와 달리, 노인은 혈관 탄력 감소와 자율신경 반응 둔화로 말초 혈류량이 적고 열 발산도 비효율적이다.
노인에서 더 쉽게 발생하는 열사병·열탈진은 초기에 피로감과 현기증, 두통, 구역감 같은 증상을 보인다. 더 진행되면 의식 저하와 혼돈, 실신 등 심각한 신경학적 변화가 올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가장 더울 때인 낮 12시~오후 5시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실내는 온도 26~28도, 습도 40~60%를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물을 하루 1.5~2리터 이상 마시고, 땀을 많이 흘린 경우에는 필요에 따라 이온음료로 나트륨을 보충하는 게 좋다.
여름에는 식욕이 줄고 소화 기능도 떨어지기 쉬워 영양 결핍과 탈수가 동시에 올 수 있다. 특히 근육이 줄고 지방이 늘어나는 ‘근감소성 비만’이 많은 노인에겐 식사량 감소가 곧 기능 저하와 낙상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단백질과 수분 섭취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시원한 두유나 유제품, 계란, 두부, 생선, 고기 등을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더운 여름에는 활동량이 줄어들기 쉽다. 그런데 노인들은 활동량이 떨어지면 근육 소실, 관절 강직, 혈류 저하가 악화하므로 여름이라도 적절한 운동이 필수다. 하지만 여름철 운동은 시간과 환경을 고려해 안전한 방식으로 해야 한다. 비교적 기온이 낮은 새벽 시간의 가벼운 산책, 시원한 실내에서 자전거 타기, 스트레칭이나 근력 운동, 균형 감각을 유지하기 위한 운동을 주로 하고, 운동 전후에는 적절한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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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