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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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여름

2017-06-20 (화) 나리/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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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름방학이 다가온다. 일하는 엄마는 엄마대로 전업주부는 주부대로 무서운 여름방학이다. 그긴 시간을 아이와 뭘 하면서 보내야 할지, 아이를 어떻게 ‘공부’시켜야 할지 고민이 시작된다. 그래서 ‘어쩌다 어른’에 나온 이동진 작가의 독서법을 나눠 본다. 나는 책을 좋아한다.

우리 집에는 책이 여기저기 있다. 내가 책을 좋아하니 아이도 책을 좀 읽는다. 나는 아이가 책을 안 볼까 걱정하지 않는다. 좋은 책이 있어 구매해 놓거나 도서관에서 빌려 오면 결국은 한 번은 들쳐본다.

이동진 작가는 독서의 시작은 ‘재미’라 정의했다. 재미있어야 책을 본다고. 문제는 그 ‘재미’ 느낄 때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걸 알고 버텨야 한다고 했다. 건전한 취미에 재미를 느낄 때까지는 항상 시간이 오래 걸리고 대신 몸에 나쁜 것은 쉽게 재미를 느낀다는 비유의 예로 컴퓨터 게임이 재미있다고 느껴질 때까지의 시간과 독서가 재미있다고 말할 때까지의 시간을 비교하면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몸에 좋은 취미인 운동에 재미를 알기까지 수 십 년을 투자했다. 본격적인 글쓰기에는 7년을, 독서는 유치원 때부터 반평생을 해왔다.


이렇게 아이가 꾸준하게 시간을 투자할 수 있으려면 부모가 관심과 모범으로 도와야 한다. 드라마 대신에 책을, 어디를 갈 때 항상 책을 들고 다니면서 습관이 되는데 필요한 투자를 하도록 먼저 본을 보여야 한다. 우리 집에선 엄마와 아이가 저녁에 운동을 마치고 저녁 밥 먹고 나서 자기 전 10분에서 30분간 평안함 속에서 책을 본다. 물론 나도 드라마가 미치도록 궁금하지만 주중에는 아이의 학교생활을 위해서 참고 책을 펼친다.

그럼 어떤 책을 볼까? 아이가 보는 영어책을 같이 보면서 대화거리를 찾는 것도 좋고 영어가 힘들면 번역본을 구해서 보는 방법도 있다. 서점에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하거나 주변에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물어봐도 된다. 책을 다 읽지 않더라도 다른 흥미 거리가 생기면 과감하게 다른 책을 봐야한다.

재미없는 책을 계속 붙들면 결국은 책을 읽지 않고 독서와 멀어지기 때문이다. 우리 집에는 약 몇 천 권 정도의 책이 있다. 다 읽지 않았다. 읽다가 다른 주제에 흥미가 생겨 갈아타기도 하고, 읽어야 하는데 읽다 힘들어서 쉬기도 하면서 중간에 볼펜이 꽂혀 있는 책이 여러 권이다.

책에 볼펜이 꽂혀 있는 이유는 책을 읽으면서 정리하면서 보기 때문이다. 책에서 지식을 얻기도 하지만, 그 저자의 생각과 나의 생각을 계속 나누려면 책에 줄긋고 질문을 적는 것은 기본이다. 이동진 작가의 독서법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책을 읽는 것은 습관이고 책이 재미있으려면 시간이 걸리는데 최소한 66일을 지속해서 습관화 하는 것이 우선이다. 책을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시간이 날 때 읽어야 한다. 깊이 있는 독서를 위해서는 얕더라도 넓은 독서도 필요하다. 책은 꼭 끝 까지 다 읽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속독보다는 책을 천천히 읽으면서 읽는 그 순간을 즐긴다. 책을 하대하라. 즉 책을 곱게 모셔두지 말고 낙서도 하고 줄도 치면서 읽어라.

올 여름 방학에는 가족이 책에 빠지는 즐거움의 바이러스가 퍼져서 공포의 여름방학이 열정의 여름방학이 되기를…

<나리/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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