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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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2017-06-19 (월) 최효섭/아동문학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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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은 인간의 선택이 아니라 신의 선물이다. 히틀러는 정신박약자(지체아)들을 비생산적 소모자라고 해서 600백만 명을 가스실에 처넣어 죽였으나 불치병 환자의 생명도 심신장애자의 생명도 신이 창조한 존귀한 생명이다. 생명은 아름답다.

갓난아기의 생명도 못 생긴 사람의 생명도 흑인의 생명도 백인의 생명도 똑같이 아름답다. 생명 속에는 성장의 신비가 있고 기회의 샘이 있고 행복의 봉오리가 있다. 아무도 그 행복과 기회와 성장을 뺏거나 방해할 권리가 없다. 예수는 “온 천하를 주고도 바꿀 수 없는 생명”(마태복음 16:26)이라고 선언하여 사람의 생명이 전 세계 보다 더 값짐을 말씀하셨다.

한 의과대학 교수가 학생들에게 질문하였다. “남편은 매독에 걸렸고 부인은 폐결핵인 한 가정이 있었다. 아들 넷이 있는데 장남이 폐결핵으로 죽었고 다른 아이들도 결핵에 감염되어 있다. 그런데 이 가난한 부인이 또 임신을 하였다. 어떻게 하면 좋갰느냐?” 한 학생이 성난 음성으로 외쳤다. “당장 낙태수술을 시켜야 합니다.” 교수가 말했다. “자네는 지금 방금 베토벤을 죽였네.” 이런 환경에서 다섯째 아이로 태어난 생명이 악성 베토벤이었다.


사람을 물질적으로 따진다면 매우 허무하다. 생화학자 돌프 빈더 박사는 이런 재미있는 계산서를 내놓았다. 체중 150파운드의 사람을 물질로 환산한다면 그 값은 겨우 12달러에 지나지 않는다. 새장 하나를 청소할 약간의 석회와 못 한 개 정도의 철과 찻잔 하나 정도의 설탕, 세숫비누 다섯 장의 지방, 성냥 두 갑을 만들 인(燐), 기타 몇 가지의 싼 물질이 나오는데 그것들을 몽땅 약방에서 산다면 12달러면 족하다고 한다. 사람은 물질이 아니다. 인간이 존엄한 것은 생명이기 때문이다.

하와이 진주만을 공격한 일본의 ‘가미가제(神風) 특공대’를 보라. 477대의 자살 폭격기 중 172대만이 목표에 부딪치고 겨우 27척의 배를 파괴하였다. 전쟁광(戰爭狂)들의 생명에 대한 계산법은 어처구니없다. 슈바이처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생명에 대한 경외의 윤리는 상대적인 윤리를 허용치 않는다. 그것은 생명의 유지와 촉진만을 선으로 인정한다. 생명의 파괴와 손상은 여하한 상황에서도 악이다.” 2차 대전 후만 해도 100개의 나라에서 130건의 군사 분규가 있었고 무려 4,000만 명이 희생되었다. 지난 60년 동안에 오직 전쟁으로 한국의 인구만큼 죽은 것이다.

전쟁 문제만이 아니다. 멸종 위기에 있는 동식물의 수가 급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구는 더워지고, 사막은 늘어가고, 빙산은 녹아 바다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대기와 바다는 오염되고 황사가 위협한다. 가공할 쓰나미(海溢)와 허리케인이 해마다 인류를 공포로 몰고 있다. 그것들을 자연현상이라고 핑계하지 말라. 그 원인 제공자는 보로 인간인 것이다. 조물주는 인간과 생물을 향하여 “생육하고 번성하라.”(창세기 1:22)고 축복하셨는데 인간들은 서로 죽이고 지구를 파괴하였다. ‘이것이 바로 죄’라는 인식이 매우 중요하며 즉시 싸움과 파괴를 멈추고 아름다운 지구를 위하여 지구촌 전체가 각성하여야 한다.

조물주가 주신 지구는 하나뿐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지구의 공기를 환기시키는 바람은 지표 위 6마일뿐이다. 엄청난 자동차의 배기가스와 공장에서 내뿜는 가스는 6마일이란 공기층을 야금야금 죽음의 대기로 변하게 하고 있다. 지구를 살릴 길은 우리 자신의 몫이다. 병이나 종이 등의 재생운동(Recycle)에 적극 동참하고, 낭비를 줄이며, 쓰레기를 적게 하고, 자동차를 덜 굴리는 것도 훌륭한 환경 정화운동이다.

인간들은 약 7만 종류의 화학물질을 만들어냈다. 여기서 나오는 유해 쓰레기 처리문제가 심각하다. 소비문화에 휩쓸려 정신없이 달려가는 생활 패턴을 바꾸어야 한다. 많이 사들이고 많이 버리는 것이 풍요의 상징이 아니라 지구를 병들게 하는 죄악의 상징이다.

<최효섭/아동문학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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