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무고한 시민 타깃으로 한 테러 끝은 없나?

2017-05-25 (목) 김소영/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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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의 눈

“일단 사람 많은 데는 안 가는 게 상책이야!”

‘묻지마 테러’가 일어날 때 마다 지인들과 친구들과 농담반 진담반으로 나누는 말이다.
이번에는 영국 맨체스터의 한 여자 유명가수 공연장에서 발생했다. 대부분 10~20대 젊은이들이 많이 모여 있던 공연장에 못 폭탄이 터지면서 20명 이상이 사망하고 50명 이상이 중경상을 입는 참사가 벌어졌다. 희생자 중에는 어린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씁쓸한 이야기지만 이제는 이 같은 테러 뉴스에 크게 놀라지도 않는다. 뉴스라고 하기엔 너무 자주,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수년간 불특정 다수를 타깃으로 한 테러가 전 세계적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한 달 전인 4월20일 파리 한복판에서 자신을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IS 요원이라고 자처한 한 남성이 지나가는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격을 가했다.

지난 3월에도 런던에 있는 국회의사당 근처에서 승용차로 인도를 돌진, 흉기를 휘둘러 6명이 사망하고 50명이 다쳤다. 지난해에도 벨기에 브뤼셀 공항 테러, 프랑스 니스의 트럭 테러 등 전 세계적으로 크고 작은 테러가 무려 15건이나 발생했다. 테러 사건이 매달 한번 이상 일어난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무작위식 테러를 막을 이렇다 할 방법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예측 불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들어 일어나는 테러 사건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스스로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진 사람들로 이들은 특정 테러조직의 체계적인 지시에 따르기 보다는 독자적인 테러 행위를 벌이고 있어 사전 파악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외로운 늑대’라고 불리는 이 같은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은 최대한 큰 위협을 가하기 위해 일부러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대도시 중심 광장이나 교통시설, 행사장 등에서 범행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이러다 보니 영화에서나 볼법한 테러 사건이 우리가 매일 걸어 다니는 길거리나, 공연장에서, 공항 등에서 예고 없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영국의 맨체스터 공연장 테러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을 어린 학생들과 그 가족들을 떠올리면 마음이 아프면서도, 지금 이 시간에도 또 다른 테러범들이 어디선가 무고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만행을 저지를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란 생각에 나도 모르게 치가 떨린다.

<김소영/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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