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산의 정기가 그윽한 블랙락 마운틴에서 산인들의 시산제를 올리는 날이다. 유난히 길었던 올겨울 오래 기다렸던 봄은 언제나 새롭게 다가오는 새봄이다. 산행을 시작한지 어느덧 일년이 되었다. 매주 산행으로 안쓰던 근육을 써서 다음날 근육통도 있었지만 서서히 체력이 좋아지는 것을 알았다. 사계절 다 다르게 다가오는 산의 정경과 코끝에 스치는 청아한 공기는 심신을 씻어주는 청량제이다.
무상으로 주는 자연의 선물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에 SNS 펫북과 인스타그램에 매주 뉴욕근교 허드슨강 주위 산들과 켓스킬 산 주립공원들 사진을 올렸다. 요가강사인 큰딸 리나와 이상미 사진작가의 애견 코코와 함께 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위해서 함께 하였다.
눈녹은 개울가에 물이 흐르고 파릇한 새싹들과 새순이 솟은 나무들은 하늘을 향해 뻗어나가듯 가지들이 봄의 열기가 가윽하다. 이름모를 꽃들과 겨우내 눈속에서 자라 4월에 피는 신선초라는 산마늘 명이나물도 보았다.
뉴욕한인등반클럽 회원들이 산신제에 음식을 올리기위해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들과 실어나르고 쓰레기를 나르는 수고를 한 분들의 노고에 다시금 감사를 드린다. 예전에 차례를 지낼 때는 차를 올렸지만 술로 올리기에 농주 막걸리를 잔에 부었다.
절과 함께 회장님의 인사와 안전산행과 가정평화와 개인의 소망을 비는 술잔을 올리는 제사를 하였다 . 초와 향을 준비하며 한국인 미풍양식으로 술은 망자와 산자를 연결하며 향 연기는 하늘로 올라 망자의 혼을 불러오며 술은 땅에 스며 혼백을 불러다주기에 준비하였다.
옛조상님 시산제는 고국을 떠나서 미국땅에서 시공을 초월해 문화예술로 행위예술제로 이어져 간다. 산능선에 침엽수림과 소나무들 큰바위돌 아래서 차 한 잔을 마시고 앉아서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았다. 어디선가 들리는 듯 환영의 소리 인디언들 축제가 저편에서 보이듯 오버랩 되어서 보인다.
북미대륙의 토착인 선조 인디언들의 태양신에게 올리는 제사 의식 향연이 봄날에 멀리서 북소리 울리는 듯 형형색색 새털로 장식한 추장과 원주민 남녀노소들이 음악의 선율에 춤을 춘다.
몇백년 전에 이곳에서 살던 그들은 다시 산에 묻혀서 하늘과 땅 사이 더운 대낮 그늘로 쉼터를 주는 나무로 환생하여 태어나 우리들에게 안식처를 준다. 하늘과 땅사이 신단수 산악신앙 천상과 인간세계 만나는 접점 제천행사을 시산제에서 가져 보았다.
빗바울이 스치듯 떨어져 눈을 떴다. 꿈이었나 환상이었나. 태고적 신비는 부는 바람결에 흔들리는 고목들과 집채만한 돌과 쌓아올린 돌쌓기 돌탑 설치물 작품으로 자연의 품안에 안겨있다.
산신제 신성한 행위 이땅 선조님들께 성스러운 제의식 화합과 한잔의 차를 올린 이날을 봄이 오면 늘 기억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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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세련/화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