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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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준비를 잘 했어야 했다

2017-05-20 (토)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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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시작과 함께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할 정도로 왕성하게 행정명령을 내렸던 트럼프 대통령, 미국내 1,200만 서류미비자들과 멕시코 특히 중동 출신 이민자들에겐 공포였지만 반 이민행정명령안은 55%의 지지도를 나타낼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연이어 내놓은 대규모 감세정책은 주가를 최고치로 뛰게 했다. 그러나 오바마 케어를 폐지하고 트럼프 케어를 하겠다고 하자 갑자기 오바마 케어의 인기가 높아지고 트럼프의 인기는 35% 아래로 떨어졌다.

또 시리아 문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에서 시리아의 화학무시 사용에 대하여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고, 북한의 핵과 탄도 미사일 무장해제를 위해서 한반도에 최고의 무력을 동원한 긴장을 높이면서 미국의 힘을 시위하였다. 아울러 북한의 숨통을 죄는데 중국의 힘을 얻기 위하여 선거기간 내내 중국의 불공정 무역을 손봐야 한다고 했다가 중국 칭찬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북한의 핵과 탄도 미사일 관련 저항은 그칠 줄을 모르고 더욱더 도발적으로 트럼프의 외교력을 시험에 들게 하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 경제와 국방 외교 정책은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방향이다. 이런 입장은 기존 미국의 입장과 상당히 다르다. 특히 EU를 탈퇴하겠다는 우파 진영에 대한 트럼프의 칭찬은 유럽연합의 붕괴를 원하는 것으로 비춰지기에 유럽연합의 지도부는 트럼프에 대한 비판의 입장을 견지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런 트럼프의 입장에 대해서 미국내 민주당과 정통 공화당 노선의 정치 세력들은 당황함을 넘어서 반 트럼프 전선의 각을 세우게 하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가 크나큰 실수를 했다. 임기가 보장된 연방수사국(FBI)의 제임스 코미 국장을 전격해임 해버렸다. 특히 제프 세션서 법무부 장관과 로즈 로젠스타인 부장관의 요청에 따라서 해임했다고 그들의 편지를 언론에 그대로 소개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는 LA에서 요원들에 대한 강연을 하고 있던 중에 TV 뉴스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고 한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임기가 보장된 FBI 국장을 해임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자신의 러시아 연계설 수사를 중단하라는 명령과 러시아 커넥션으로 해고된 마이크 플린을 풀어주라는 내용, 이스라엘이 IS 에 잠입시킨 정보원에 관하여 러시아와 공유한 것은 정말로 이해할 수 없다. 대통령은 백악관 직원들의 질문에 절대 그런 일이 없다고 했지만, 트위트을 통해서는 정말 그 정보를 러시아와 공유하고 싶었다고 날렸다. 결국 백악관 직원들은 열심히 대통령의 입장을 설명했는데 얼마 있지 않아서 대통령이 트위트를 통해서 정보공유를 당당하게 알려 버렸다.

상황은 더욱더 대통령에게 좋지 않게 진행이 되고 있다. 여론은 싸늘해지고 있고, 언론은 제2의 워터게이터 사건이라고 하고 있고, 민주당만이 아니라 공화당의 중진의원들까지 청문회를 주장하고 특별검사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대통령이 되면 국가운영의 방식과 법을 이해하고 보좌관들과 상의하고 결정을 해야 하는데 성미 급한 대통령은 일단 트위트로 다하고 유능한 보좌관들은 해결하기위해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다가 자포자기 상태다.

임기 초반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벌써 탄핵이라는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이렇게 청문회, 특별 검사지명이 모든 뉴스를 덮게 된다면 내년도 중간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의원들은 자신들이 살기 위해서 트럼프 대통령과 내전을 벌일 수 있고 반 이민 행정명령안, 오바마 케어를 폐지의 동력이 급격히 상실될 수도 있다. 사업가로서는 성공했는지 몰라도 준비된 대통령은 아니었다는 생각이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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