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네 이웃이 누구냐?

2017-05-13 (토) 김수자/ 전 여고 동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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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저지 자문위원 글마당

먼 엣날의 작은 일;
한국 서울 정동의 한 감리교회에 청년부가 있었다. 이 청년부소속 어느 여학생 어머니가 어느 추운 겨울 몹시 심한 병환이 나서 온 성도들이 열심을 다해 기도를 해 드릴 때, 청년부에서 매서운 추위에도 자주 댁으로 병문안을 하면서 지극 정성으로 기도를 하면서 많은 위로를 해주곤 하였다

오늘 현재의 작은 일;
지난 연말, 한 지인이 전화해 뉴욕에 한 두주 간 부부가 방문을 하려고 하는데, 민박장소를 물색해 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그렇게 하지요“라고 대답하고, 이 곳 저 곳 알아보았으나, 좋은 곳을 찿아 내려니 생각같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 부부가 온다는 날짜는 하루하루 다가와 매우 걱정이었다. 고민끝에 한국인들이 밀집한 한국식당, 식품점, 그리고 맨하탄까지의 대중교통도 편리한 뉴저지 팰팍에 거주하는 분 댁에 전화를 걸었다 “민박 할 수 있는 곳을 좀 알아 주세요." 하니 그분은 “누가 오시는 데요” 하며 물으신다. “이 선생님 부부가 오시는 데요” 하니, 단숨에 “우리 집에서 제가 모실 께요.” 하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하신다.


나는 근심, 걱정을 그 분께 넘긴 것 같아 미안한데... 그 분은 이렇게까지 기뻐하니 마치 삶의 활력소를 불어넣는 기회가 된 것 같았다. 세상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때, 이처럼 미처 생각도 못한 기쁜 일도 생길 수 있구나... 생각하니 마치 어둠이 지난 후에 영롱하게 빛나는 햇빛, 밝고 환한 태양을 맞는 기쁨을 체험한 것 같아 큰 보람을 느꼈다

60년 후의 작은 일-상(Reward);
겨울 추위를 무릅쓰고 병문안을 하셨던 분 중에, 이 선생님 내외 분, 그리고 병환중의 어머님을 모셨던 여학생, 그동안 서로 만나며 친교를 나눈 적도 있었지만, 이제 한집에서 80이 넘으셔서 뜻하지 아니한 짧은 두 주간을, 그 먼 옛날 젊은 시절로 되돌아가 60년 전을 회상 하면서, 그리고 현재 이 선생 내외분이 은퇴후 ‘은퇴자 선교사역’을 위하여 세계를 누비며 강의를 하시고, 그 여학생 안 사모님께서는 뉴욕의 이민 목회자의 사모로 헌신의 삶, 4남매 자녀중 3명이 목회자가 되심에, 밤새워 이야기를 나누게 될 이들의 모습을 상상하니 나도 기쁨이 넘치며 절로 흥분을 하게 된다

성경에 “자비를 베푼 자!”
“네 이웃이 누구냐?”고 물을 때 “자비를 베푼 자!” 라고 답한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한 말씀도 서로 자비를 베풀며 살게 되면 서로가 사랑의 띠로 연결돼 좋은 이웃이 되고 더 밝은 사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자비(?)를 베푼 이 선생님 부부는 그때 일을 자세히 기억 못하는데, 베품을 받으신 안 사모님은 지금도 생생히 그 당시를 기억하시면서 100분의 일이라도 감사함을 표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희망하며 온 정성을 다해 모실 계획을 하고 있다

<김수자/ 전 여고 동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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