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이버 가치관과 절제

2017-05-06 (토) 원유봉/인터넷 교육기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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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는 해야 할 일을 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지 않는 능력이다. 본성적으로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는 존재인 사람에게는 스스로 절제의 능력을 갖추기는 힘들다. 오죽하면 성경은 성령의 9가지 열매 중 하나가 절제이며, 절제의 능력은 하나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겠나. 그래서 사람은 상식, 예의, 규범, 법의 형식을 통해서 절제 훈련을 지속해서 받으면서 자신을 지키고 나아가서는 사회 질서를 지킨다.

독자는 감자 칩 한 봉지를 열어서 ‘그만 먹자’하면서 봉지 바닥이 보일 때까지 먹어 본 경험이 있는가? ‘한 편만 보고 그만 보자’하면서 한국 드라마를 밤새도록 본 경험이 있는가? 이런 의존 현상을 우리는 일반적으로 ‘중독’이라고 표현한다. 중독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담배 중독, 커피 중독, 알코올 중독, 약물 중독과 같은 물질 중독이 있고, 일 중독, 인터넷 중독, 스마트폰 중독, 게임 중독과 같은 행위 중독이 있다. 사이버 중독, 즉 사이버 세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직접적인 중독은 행위 중독인 인터넷/스마트폰 중독이다.

중독의 유형은 행위 내용에 따라서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정보 검색, 온라인/모바일 게임, SNS/채팅, 음란 동영상, 온라인 도박 등이다. 인터넷/스마트폰 사용시간이 점점 더 길어지고 나중에는 아무리 많이 사용해도 만족감이 없어진다. 또 스마트폰이 없으면,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으면, 안절부절 불안해하고 초조함이 생기고 일이나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워진다. 또 현실적인 대인관계보다는 사이버 세상에서의 만남에 더 친밀감과 안정을 받고자 하는 욕구가 증가한다. 결국, 현실감과 사회적응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런 중독에서 우리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길은 절제 훈련이다. 이 훈련은 어릴 때부터, 또 가정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규칙을 정해서 지키는 것은 절제의 좋은 훈련 방법이다. 가정에서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 규칙을 자녀들과 의논해서 만들어 봄으로 자연스럽게 절제 훈련을 시작할 수 있다. 인터넷/스마트폰의 편리한 점과 위험성을 자녀들과 충분히 나눈 후에 서로 협의하여 사용 규칙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이들이 왜 규칙이 필요하고 지켜야 하는지에 대해 이해할 때 책임의식도 가질 수 있다.

온 가족이 쉽게 볼 수 있는 곳에 규칙을 게시해서 늘 기억하고, 또 아이들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점검하게 돕자. 규칙 내용은 사용 목적, 사용 시간, 사용 내용, 사용 장소 등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외에 자녀들의 관심사나 흥미에 적극적인 부모와 가족의 참여는 사이버 중독 예방에 도움을 준다. 자녀들이 좋아하는 운동, 활동, 놀이 등을 같이 하고, 자녀들의 생각, 고민, 그리고 걱정거리에도 관심을 두고 대화하는 것은 가족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아이들의 정체성을 확실히 해 주고 가족 공동체의 질서를 지키는 데 책임의식을 길러 줌으로서 절제 훈련을 돕는다.

<원유봉/인터넷 교육기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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