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올린 여제’ 정경화,바흐의 무반주 소나타·파르티타 전곡 연주
▶ 18일 카네기홀 스턴 오디토리엄
<사진=suntory hall>
한 차례 콘서트서 한 연주자가 6곡 전곡 연주하는 것 카네기홀 사상 처음
손가락 부상후 5년만에 재활치료 성공
평창 대관령 여름 음악제 예술감독
후학양성·봉사활동 등 바쁜 활동
뉴욕 관객들에 바흐의 힐링음악 선사 기대
‘바이올린 여제’ 정경화가 오는 18일 바흐의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으로 카네기홀에 선다. 오랜만에 뉴욕 관객들과 만나는 정경화는 세계적인 레이블 워너 클래식과 녹음한 바흐의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6곡)을 뉴욕 관객들에게 들려준다.
이날 오후 7시30분부터 카네기홀 스턴 오디토리엄에서 3곡의 소나타와 3곡의 파트티타로 구성된 이 작품을 반주없이 바이올린 선율만으로 3시간 가량 독주한다. 1967년 레벤트리트 콩쿠르 우승으로 그해 카네기홀에서 연주한 이래 뉴욕 데뷔 50주년을 맞은 음악회이기도 하다.
■ 바흐 무반주 전곡 6곡 모두를 한 번의 공연에서 연주하는 것은 125년의 카네기홀 역사상 최초라고 들었다. 장시간 연주가 힘들지 않겠나
=6곡을 나눠서 연주한 적은 있어도 한 차례 콘서트에서 한 연주자가 6곡 전곡을 연주하는 것은 카네기홀 사상 처음으로 시도되는 것으로 안다. 바흐의 음악만큼 마음을 치유해 주는 음악은 없는 것 같다. 음악의 깊이에 몰입해 연주하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를 것 같다.
■지난해 앨범을 낸 바흐의 무반주 전곡은 어떤 곡인가
=이반 갈라미안 스승님의 지도하에 십대 때 처음 이 음악을 배웠다. 평생을 바라보고 마음에 품고 갈망해 왔고 또 오래 망설이고 주저하고 고민했던 곡이다. 이 곡을 연주한다는 건 내 음악적 여행에서 끝나지 않는 도전과도 같은 것이다. 특히 파르티타 2번의 ‘샤콘느’는 손가락이 나은 후 2012년 명동성당에서 연주했을 때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오랜만에 뉴욕 관객들과 만나는 소감은
뉴욕은 너무도 많은 것을 내게 준 제2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음악을 배우고 음악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던 곳이다. 그동안 뉴욕 관객들을 자주 볼 수 없었지만 이번 콘서트를 통해 뉴욕 관객들에게 바흐의 힐링 음악을 선사하길 기대한다.
■손가락 부상으로 5년간 무대를 떠났었는데 어떻게 이겨냈나
2005년 9월 아픈 손가락에 무통주사를 맞고 연주를 하다 바로 연주생활을 내려놨다.
5년간 치료에 전념하면서 모교인 줄리어드 음대에서 후학양성에 힘쓰며 지도자로서의 제2의 인생을 살았다. 연주자로서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기 엄청난 시련이었으나 불행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평생 좌절이란 없었던 강인한 정신의 소유자인 모친(고 이원숙 여사)이 옆에 있었기에 이겨낼 수 있었다. 손가락 부상 후 얼마 뒤 언니(명소)가 세상을 떠나는 등 불행이 한꺼번에 찾아왔지만 미리 겪어야 했던 불행이라 생각하고 슬픔을 이겨냈다.
손가락 부상후 5년만에 재활치료에 성공했고 다시 바이올린을 잡을 수 있었다. 연주활동 외에도 줄리어드음대와 이화여대에서 교수로 있으면서 2011년부터 언니(명화)와 평창 대관령 여름 음악제 예술감독을 맡는 등 바쁜 활동을 하면서도 틈틈이 음악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3년전 르완다 봉사활동 당시 연주를 들으며 너무나 좋아하던 청중들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좋은 연주자란
=명성보다 음악에 대한 순수함과 열정을 지니고 하늘이 준 재능을 갖춘 연주자라고 본다.
■앞으로의 계획은
바흐의 무반주 곡 전곡 다음 워너 클래식과 2개의 앨범 녹음작업이 남아 있다. 우선 올해 안에 두 번째 앨범으로 베토벤 소나타 봄과 브람스 소나타 3번, 프랑크 소나타 등을 수록한 앨범 녹음작업에 들어간다. 뉴욕에서는 뉴욕 필하모닉과 2018~19 시즌 정기공연 협연이 있을 예정이다.
jhkim@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