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박근혜 구속을 보고

2017-04-29 (토) 전태원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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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일곱 평생을 아프리카, 필리핀 그리고 베트남인이 아니고 더더군다나 데놈, 왜놈도 아니고 한국에서 태어나 자랑스런 한국인으로 자란 걸 큰 복이라 여기고 살았다.

1968년 6월, 당시 나이 스물여덟에 처음으로 대한민국 여권을 발급받았다. 이때 일본 나고야 공항으로 날아가 바로 미군 전세기를 타고 사이공으로 날아갈 때만해도 애국심과 자긍심이 하늘을 찔렀고 참으로 행복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되는 순간 망연자실했다. 역대 대통령중 가장 청렴결백한 박근혜, 이름 대신 수인번호 503번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구속을 두고, 노무현을 자살에 이르게 한 장본인인(장기표 선생에 의하면) 문재인 대선후보가 "박근혜 구속은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첫걸음이다." 라고 하였다.추미애는 "헌정 유린으로 탄핵된 대통령이 구속된 만큼 법치와 정의가 바로 세워지는 역사적 계기가 될 것" 이라고 읊었다.

안철수는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헌법 가치 실현"이라 했고, 손학규는 "사법부의 엄중한 판단 기다려..." 그리고 유승민은 "분열과 갈등을 끝내자. 이제는 조금 냉정을 찾아서 보셨으면 좋겠어요." 라고 했는데 이는 대체 누구에게 한 말인지?

박지원은 "전직 대통령이 구속되는 모습을 보고 우리는 가슴이 아픕니다. 과거를 딛고 미래로 가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마치 악랄한 하이에나 떼들로부터 공격을 받는데도 한 명도 말리기는커녕 쓰러진 먹이를 서로 물어뜯어 죽이겠다고 난리치는 광경. 이들이 소위 정치판을 짜고 뒤흔드는 전, 현직 원내 당대표들이요, 이 난국에 대통령이 되겠다고 날뛰는 대선 후보들 이라는 현실이 매우 슬프다. 이들이 한결같이 '헌법 법치 적폐청산'을 외치고 국민들은 환호하고 있는 세상이다.

김진태 의원은 침통한 표정으로 “대한민국의 법치주의에 조종을 울린 날이다.” 라고 일성을 가했다. ‘벼랑 끝에 몰린 이 나라가 과연 어디로 갈 것인가!’ 진정으로 걱정하는 정치인도, 국민도 많지 않아 보인다.

여기가 미국이지만 지난 45년간 거주해온 이곳에서 한국인들이 없는 곳으로 떠나가 살고 싶다.그렇다고 하더라도 자랑스런 한국인으로 말이다.

<전태원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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