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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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새 지도자 선출에 거는 기대

2017-04-26 (수) 권일준 전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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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9일 새 대통령을 뽑는 선거를 바라보는 한국민들의 심정은 답답하기만 하다. 후보들은 많은데 뚜렷한 정책이나 소신을 지닌 지도자다운 지도자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나라의 국가수반이 되려면 무엇보다도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이끌어 나가는 ‘정치 지도 이념’이 뚜렷하게 뒷받침돼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그 핵심이 빠진 채 이슈가 되는 사안마다 후보들이 일관성 없는 기회주의적 공약과 임기응변으로만 선거전을 달구고 있다.

주변국의 지도자들을 비교하지 않더라도 ‘동키호테’라고 비웃음을 사는 트럼프만큼이나 되는 후보자들조차 없다. 어찌보면 대한민국은 급변하는 세계정세 조류속에서 운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자조 섞인 넋두리로 자위할 상황인지도 모를 일이다.


나름대로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때마다 강력한 지원국인 미국과 불협화를 빚어 번번이 소기의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한국에 진보적인 정권이 들어섰을 때는 미국이 보수, 한국에 대북강경 보수정권이 들어섰을 때는 ‘전략적 인내’ 명목으로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던 미국의 정책들이 서로간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들로 반복되어 왔다.

한국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누구를 뽑겠다”보다는 “누구는 되어서는 안 된다”는 네가티브(부정적인)의식이 팽배해 있는 둣하다. 이런 판국에 우려되는 것은 이른바 소신 없이 벌어지는 ‘돈 판 선거’이다.

정치는 조직이고 조직은 돈이다. 따라서 궁극에는 돈을 많이 뿌려대는 후보가 승리하게 된다는 결론이다. 돈은 어디서 나오는가, 당연히 돈을 쥐고 있는 돈 많은 사람과 집단과 재벌기업들로 부터 나오고 돈을 뿌려댄 후보가 집권하면 당연히 그 대가를 받아내려 할 것이다. 역대 한국 정권이 끝마무리를 제대로 못하고 물러서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당면한 어려움은 민생, 교육, 청년 실업, 복지, 환경 등 산적해있지만 무엇보다도 국가 존립자체를 위협하는 북핵문제와 국가안보가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이다. 어느 후보는 돈으로 평화를 사보겠다고 하는 가하면, 심지어는 북한과 평화 공존하여 언젠가는 북한 핵이 한민족 모두의 것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등의 전혀 가능성 없는 허무맹랑한 주장을 펴는 사람들도 있는 듯하다.

그런 주장들이 거침없이 떠돌아다닐 수 있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훌륭한 것이기는 하겠지만 유권자들 한 명 한 명이 이지적이고 현명하게 판단하고 선택해야만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나갈 수 있는 것이다. 조국의 운명이 유권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비장한 역사의식 속에 이번 대선을 치러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권일준 전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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