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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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변화시킨 봉사

2017-03-25 (토) 최원국/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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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 훨 날아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지금까지의 삶에서 책임과 의무의 굴레에서 드디어 해방 된 것이다. 걸음걸이를 배우고 부터 지금까지 생활에서 간섭 받고 속박된 삶의 연속이었다.

내게는 무위도식하며 삶을 무책임하게 이탈할 수 있는 용기가 없었다. 때로는 좌절을 맛보고 기쁨은 잠간 고통은 길게 느껴졌던 나의 삶이었다. 얼마 전 나는 은퇴 하였다.나를 위한 시간 만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삶에 바빠 그 동안 못 했던 취미 생활을 하고 여행을 다닐 수 있는 여유가 왔다고 생각하니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다. 아침에 시간 제약 없이 일어나는 것도 나를 여유롭게 만들었다.

은퇴 후 얼마 동안은 못 만났던 친구도 아무때나 만났고 가까운 곳에 여행도 다니곤 했다. 은퇴 후의 삶이 이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일까 여기 미국 노인은 내가 은퇴 했다고 하니 축하 한다고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은퇴는 얼마 남지 않은 삶인데 축하라니 힘든 삶에서 해방된 그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가 있었다,


얼마 후에 나는 겨울에 남쪽 지방으로 여행을 가게 되었다. 내가 간곳은 플로리다 중부 서쪽 멕시코 만 해변가에 있는 롱 보트 키 타운이었다. 그곳에는 있는 콘도는 주로 여유 있는 은퇴자들이 살고 있었다. 나도 은퇴하였으니 그들이 어떻게 노후생활을 하고 있나 관심을 가지고 유심히 보았다.
그들은 낮이면 비치에 나와 따뜻한 날씨에 햇볕을 쬐면서 한가로이 독서를 하다가 낮잠도 자고 친구와 담소하곤 했다. 수평선 넘어 아름다운 저녁노을에 추억을 반추하며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어떤 이들은 골프도 치고 수영이며 스포츠 클업에서 운동을 했었다. 나는 그들을 보면서 갓 은퇴한 나도 그들과 같이 여유로운 노후를 보낼수 있을까?
생각하며 그들을 부러워 했었다.

그 후 나는 집에 와서는 그와 같은 환경은 아니지만 나 나름대로 은퇴자 삶으로 지난 세월에 가져 보지 못했던 짜여진 시간에서 벗어나 여유롭게 생활를 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니 생활이 단조롭고 하루 하루가 지루해지면서 생활이 무료해 졌다. 얼마되지 않았는데 벌써 삶이 무의미 해지고 목적 없는 삶에 회의가 온것이다.

의학의 발달로 백세 시대가 오는 세상인데 너무 일찍 은퇴했나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나의 삶에서 첫 삼분지 일은 인생을 배우는 냐고 한눈 팔 여유가 없었다. 중간 삼분지 일은 책임과 의무로 게으름을 필 시간이 없었다. 마지막 삼분지 일은 은퇴한 삶이다.

나에게 있어서 의무와 책임이 없고 자유로히 인생을 즐길수 있는 가장 황금같은 시기인 것이다. 이 남은 세월을 무의미 하게 보내기에는 시간이 너무 길고 아까웠다. 앞으로 남은 세월을 좀 더 가치있고 목적 있는 삶이 없을까 생각했다.

뉴저지에는 시니어를 위한 좋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여러 단체가 있다. 그 중 하나인 F 기관 과의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신문을 통해서 였다. 나는 불우한 이웃들과 노약자들을 위로해 줄수 있는 요양원에서 그들의 친구가 되기로 했다.낮 설고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 용기가 없어 많이 망설이기도 했다.

나는 그 기관에 참여 하고 부터는 나와 또 다른 삶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보다 행복한 삶. 불행했던 노약자들이 외롭게 생활하는 삶을 보면서 허상만 쫒아 왔던 내 과거를 치유하는 계기가 되였고 내 삶에도 변화가 왔다.


나도 곧 요양원에 들어갈 나이가 됐지만 그래도 그들 보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 했다. 그들과 접촉하면서 나는 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었고 그들의 이야기만 들어 주어도 그들은 기뻐했다.

그들은 노약자가 아닌 마음을 주는 사람 냄새가 그리워 나를 기다리며 즐거워하는 모습에 나 자신이 기뻤고 보람을 느꼈다. 그럴 때면 내 가슴속에서는 뜨거운 감정이 올라 왔다

나는 요양원에 있는 102세 노인과 멘토링을 하였다. 지금도 안경 안쓰고 신문을 광고 까지 보고 T V 뉴스도 빠지지 않고 시청을 하고 있다. 시사 해설자 같이 혼자 이야기 하다 느닷없이 젊은 사람이 신문도 안보는냐고 나를 나무라기도 했다. 그의 눈에는 내가 젊은 사람이었다.

그래도 옆에서 내가 듣기만 하여도 신나는 표정이었다. 나는 그 노인이 부러웠다. 나이가 아니라 배우려고 하는 의지와 낙천적인 성격으로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소화시키는 성격의 소유자였다.답답하고 폐쇄된 요양원에서도 불평 없이 긍정적인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기쁨 마음으로 살아서일까 넘어져 다리가 불편할 뿐 기력이 약한 노인으로서 신체 기능은 젊은 사람 못지 않았다.

나는 이 요양원 봉사로 하여금 지난 내 삶을 되돌아 보고 앞으로 남은 내 삶을 생각하게 하는 의미있는 경험이었으며 은퇴후 내 삶에 활기와 보람을 주었다 뿐만아니라 건강할때 몸관리 잘하고 하루 하루가 최선의 삶으로 살아가는 지혜를 다시 한번 배우고 인내를 배웠다 인간에게 욕심과 교만이 얼마나 자기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지금 나는 치열한 삶의 운동장에서 한국의 월드 컵 축구 대표 선수 같이 후반전이 아닌 연장전에서 열심히 뛰어 역전 골을 넣고 싶다.

<최원국/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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