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이버 가치관-안전

2017-03-04 (토) 원유봉/인터넷 교육기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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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사람이 사탕 준다고 해도 따라가지 말아라.” “처음 본 사람과는 얘기하지 말아라.” 초등학교 시절 부모님께 늘 듣던 말이다. 중 고등학교 시절에는 “학교 끝나면 곧장 집에 와라.” 고 하시더니, 대학 시절에 아예 통행금지 시간을 만드셨다. “무슨 일이 있어도 밤 9시까지는 귀가해라.” 이렇게 말씀하는 이유는 딸아이의 안전을 걱정해서다.

사이버 세상에서도 안전은 자식을 기르는 부모들의 최대 관심거리이다. 나쁜 사람들과 온라인 교제를 하는 건 아닐까? 사이버 폭력에 가담하는 건 아닐까? 사이버 폭력에 시달리는 건 아닐까? 온라인 도박을 하는 건 아닐까? 음란한 성인 사이트에 드나드는 건 아닐까? 등등. 자식을 기르는 부모는 누구나 한 번쯤 했을 걱정이다. 비록 아이의 몸은 집 안에 있지만, 그 마음의 안전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모는 아이의 안전을 위해서 인터넷을 차단하기도 하고, 아이가 없을 때 어떤 사이트를 드나드는지 몰래 확인하거나, 아이의 이메일을 모니터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위험을 미리 막아서 안전지대를 만들어 주려고 하지만, 4차 산업혁명시대를 살아야 할 우리 아이들에게는 완전한 안전지대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전지대를 만드는 노력만큼이나, 모르는 사람 따라가지 말라고 가르치신 우리 부모처럼, 사이버 세상을 넘나드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자신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을 기르도록 사이버 안전교육에 힘쓰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선생은 부모와 가족이다. 아이들이 인터넷을 처음 사용해 볼 때 부모가 함께 사용해 보여주는 것이 좋다. 신호등의 규칙을 가르치듯이 어릴 적부터 온라인 안전에 관해 가르치자. 함께 사용할 때, 어떤 사이트가 아이들에게 적당한지 부적당한지 어떤 위험이 있을 수 있는지 등등 온라인 안전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기회가 되기도 한다.

신호등의 규칙을 사이버 세상에도 적용해 볼 수 있다. 어떤 온라인 사이트를 방문할 경우, 클릭하기 전에 또는 클릭한 후에 아이의 마음에 켜진 신호등의 색깔에 따라 그 사이트에 계속 머무를 수도 있고, 당장 스스로 떠날 수도 있도록 가르쳐 주자.

초록색이나 빨간색의 신호등은 안전한 사이트와 위험한 사이트라고 명백히 알 수 있는 반면에, 노란색의 신호등은 적당한지 아닌지의 판단이 서지 않아서 마음의 갈등이 있을 수 있다. 이럴 때, 주저함이 없이 가족이나 신뢰하는 어른에게 상담하도록 가르치자.

인터넷에 대한 가족의 규칙을 무엇이고 그 규칙을 어길 때는 어떤 결과를 오는지를 분명하게 말해 주는 것이 좋다. 많은 온라인 서비스가 사용자의 나이에 제한을 두는데, 나이 제한조건은 국가마다 다를 수 있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는 구글 서비스 사용자의 나이는 13살 이상이지만, 한국에서는 14살 이상이다. 페이스북 같은 SNS 서비스도 13살 이상이어야 사용할 수 있다. 미국은 13살 미만의 온라인 서비스 사용자의 정보를 수집하지 못하도록 COPPA (Children’s Online Privacy Protection ACT) 법을 시행하고 있다.

사용자 정보에는 이름, 생년 월일 뿐 아니라 사진도 포함되며, 계속 개정되면서 더 많은 정보가 COPPA 법에 포함되어 가고 있다. 이 법은, 사이버 범죄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가 준수해야 하는 법이지만, 아이들의 호기심을 막을 수 있는 법은 아니다. 가족의 규칙을 정해서 스스로 지키게 하는 것이 최선이다.

“… 선처했던 악플러 다시 고소” ? 2017년 1월 21일 미주 한국일보에 (http://www.koreatimes.com/article/20170120/1035885) 실린 기사 제목처럼, 유명 인사들에 대한 악성루머나 인신공격성 댓글, 그에 대응하는 명예훼손 고소 등의 뉴스가 많아지고 있다. 악플은 유명 인사뿐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도 일어나는 일이다. 사이버폭력으로 내 아이가 가해자가 되기도 하고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

이메일이나 SNS, 채팅으로 온라인 소통할 때 좋은 매너로 소통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 악플이나 악성루머 때문에 힘들어할 때, 부모와 가족에게 편안히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열린 마음으로 아이들의 호소를 들어 주는 가정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원유봉/인터넷 교육기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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