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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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교훈과 한국인의 이념싸움

2017-02-15 (수) 여주영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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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강대국의 패권다툼은 예사로워 보이지 않는다. 중국을 안보벨트로 봉쇄하려는 미국, 이를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중국간의 각축전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느낌이다. 미중간의 신경전은 요새 일본과 인도, 한국에 대한 미국의 본격적인 행보를 보면 더욱 신랄하게 느껴진다.

더불어 일본과 인도 등의 움직임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일본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즉시 트럼프와의 미일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등 자국의 이익 챙기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인도도 순항미사일 브라모스 100기를 중국 국경지역에 배치하고 나서는 등 중국의 영토확장 기도에 쐐기를 박고 있다. 중국은 이를 어리석은 선택이라며 인도가 미국의 품에 안기는 것은 자존심을 구기는 일일 뿐 아니라 이중 균형전략에 비해 아무런 이점이 없다고 일축했다는 보도다.

중국은 인도에 대해 불과 이 정도로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미국의 사드배치 움직임에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며 전쟁이라도 벌일 듯 한국을 향해 엄포를 놓고 있다. 이는 한국의 국력이 미약하다는 반증이 아니고 무엇인가.


미국은 인도를 향해 끊임없이 구애하며 동남아의 동맹을 추구하고 한국에도 비공개로 B2 폭격기 이동 배치를 계획하고 있다 한다. 또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전세계에 한 대뿐인 최신형 스텔스 함대를 한국에 배치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도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을 지난 2일 보낸 것을 보면 한국의 안보도 계속 책임지겠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문제는 한국의 현실이다. 이웃 나라들은 벌써 강대국과 손을 잡고 어떻게든 국가이익을 챙기고 안보를 지키기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데 한국은 지금 박근혜 대통령 탄핵기소 여부를 놓고 온 국민이 촛불과 태극기로 나뉘어 몇 달씩이나 국력을 소모하고 있다. 이로 인해 경제가 파탄 나고 대외적 이미지는 끝없이 추락,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

강대국들이 이런 한국의 실상을 보고 어떻게 생각하고 한국에 대해 어떻게 나올 것인가. 그들은 분명 한국을 얕잡아보고 마음대로 갖고 놀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릴 것이다. 8.15 해방직후 남북의 국민들이 미국, 러시아 강대국 사이에서 신탁운동, 반탁운동으로 치열하게 싸우다 결국 남북한으로 나라가 두 동강이 난 역사적 사실을 벌써 잊었는지 7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 다툼을 되풀이 하고 있다.

안에서 문을 꽁꽁 닫고 동족끼리 노로 소론 등으로 나뉘어 극심한 정쟁을 벌일 때 일본은 벌써 서양에 문호를 개방하고 그들의 뛰어난 문물을 받아들여 한국보다 훨씬 앞서가는 행보를 보이면서 강대국의 반열에 오른 사실도 한국인들에게는 뼈아픈 교훈이다.
더욱 문제는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북한과의 관계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이후 북한에 대해 강경일변도로 나오고 있어 더 걱정이다. 강경파 트럼프는 교활한 쥐새끼 김정은과 맞서 싸워야 한다며 북한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북한의 김정은이 어떻게 나올지 모를 일이다.

김정은의 배다른 동생 김정남이 엊그제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마카오행 비행기를 타러가다 두 명의 여자가 뿌린 독액 스프레이를 맞고 피살됐다. 김정은이 얼마나 잔악한 인물인가를 보여주고도 남는다. 이런 김정은이 트럼프의 강경정책에 맞서 어떻게 나올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 한국 국민은 모두 도가 넘는 이념투쟁에 혈안이 되고 있다. 언제까지 이런 소모전을 계속 할 것인가. 이제 모든 결정은 헌재에 맡기고 자기 일에 충실하면서 힘을 하나로 모아 나라 경제 살리기에 더 발 벗고 나서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나라를 바로 세우고 든든하게 지켜낼 수 있는 국력이고 저력이다. 역사의 교훈을 망각한 국민의 말로는 파멸이다.
juyoung@koreatimes.com

<여주영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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