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남성들의 여성비하

2017-02-14 (화) 김근영/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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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초기교회는 성서해석을 원문에 충실치 못하고 문자해석을 함으로 많은 넌센스가 일어났다. 그중 한 예로는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고전 15:34)”는 해석의 문제이다. 그 당시 한국사회란 가뜩이나 유교전통으로 인한 여성비하의 사회였는데 바울의 이런 여성비하와 같은 발언을 액면 그대로 문자 해석하던 한국교회는 여자나 어린이를 아예 숫자에도 넣지 않았다.

지금 한국교회가 여성목사 안수, 장로안수 선출하는 것도 얼마 되지 않는다. 그때 농촌 전통사회의 가정풍경을 스케치하면 먼저 시부모와 남편에게 진짓상을 올려 드리고 아내는 부엌에서 부뚜막에 걸터앉아 식사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아무 것도 모르고 간 시집은 층층시하 시부모, 조부모, 시누이, 시동생들이 시퍼렇게 눈을 뜨고 있는 전통 한국가정이었다. 때를 맞추어 늦게 시작한 남편의 신학공부로 가정형편은 어려웠고 시어머니의 잔소리에다 까다로운 시동생들의 뒷바라지, 설거지, 빨래, 연탄을 갈다보면 긴 하루해가 지나갔다.


우리말에 말 못해 3년, 안 듣고 3년, 안 보고 3년 매운 시집살이를 하고 나니 이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교회시집살이가 기다리고 있더라고 했다.

예수님이 마리아와 마르다 집에 오셨을 때 마르다는 시장하신 예수님을 위해 부엌에 엎드려 분주히 요리하고 있는데 동생 마리아는 예수님 무릎 앞에서 재미있는 애기를 듣고 있다(눅10:38)는 구절이 있다. 예수님은 ‘마리아는 더 좋은 것을 선택하였다’고 칭찬해 주고, 나의 숨은 봉사는 알아주시지 않는가? “며 마르다와 같은 서운한 생각도 한 적이 있다고 내 아내는 말했다.

21C에 접어든 미국과 한국에서 여성비하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트럼프는 선거전에서 ‘Bimbo’(예쁘지만 머리에 든 것이 없다)고 는 말로 여성 폭스TV, 켈리를 비하 하였고, ‘fat pig’란 비속어도 쓰고 있다. CNN앵커 켈리에게도 눈에서 피가 나왔다는 둥 여성 생리현상을 들먹이며 비하했다.

한국에서는 박근혜대통령 나체풍자를 가지고 ‘표현의 자유’라며 발언한 어이없는 국회의원도 있다. 며칠전 한국일보 칼럼의 `성난 여성들의 행진'을 읽고 그동안 잠잠하기만 했던 내 마음에도 어느듯 성난 파도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왜 일까? 여성을 폄하하고 비하하는 못난 남자들이여! 이 말을 아는가?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릿발이 내린다’

<김근영/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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