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보이그룹 아이돌은 어디로 갔지?

2017-01-16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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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음원 사이트 순위

▶ 톱20 전멸… 걸그룹 잔치

보이그룹 아이돌은 어디로 갔지?

트와이스가 히트곡 ‘치어 업’으로 ‘2016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하는 등 걸그룹이 차트에서 강세를 보인 반면 보이그룹은 힘을 쓰지 못했다.

아이돌 보이그룹이 몰락하고 걸그룹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드라마 OST가 가요계에 미치는 위력도 강해지고 있다. 음원 순위로 돌아 본 지난해 가요계 풍경이다.

한국일보가 국내 대중음악 공인 차트인 가온차트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지난해(2016년1월1일~12월18일) 멜론과 엠넷 등 6개 음원 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재생(스트리밍)된 곡 톱 20에 보이그룹의 노래는 한 곡도 들어가지 못했다. 엑소와 방탄소년단 등 해외에도 거대 팬덤을 형성한 그룹을 비롯해 갓세븐, 블락비, B1A4, 세븐틴 등 유명 그룹이 새 앨범을 냈지만 대중적인 사랑을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온차트의 지난해 음원 순위 결과는 2010년대 초반과 비교해도 차이가 뚜렷하다. 2011년엔 보이그룹 세 팀(빅뱅, 비스트, 씨엔블루)이 톱20에 올랐다. 하지만 보이그룹은 2013년(엑소)과 2015년(빅뱅)에 각 한 팀으로 줄더니, 지난해에는 아예 순위에서 자취를 감췄다.


보이그룹의 음악이 국내 음원 차트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이들의 해외 음악 시장 의존도와 무관하지 않다. 한류 열풍을 등에 업은 보이그룹은 아시아를 넘어 북미 등 해외에 팬덤을 갖추고 있다. 해외가 국내 보다 더 큰 시장이 됐고, 해외 팬들을 위해 북미권 등에서 유행하고 있는 EDM(일레트로닉댄스뮤직)힙합 장르에 주력하면서 국내 보편적 음원 소비자의 취향과는 점점 멀어지게 됐다.

걸그룹과 달리 보이그룹의 세대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도 있다. 걸그룹 시장은 2000년대 후반 데뷔한 소녀시대와 원더걸스, 카라의 뒤를 이어 2015~16년 트와이스, 레드벨벳, 여자친구 등이 등장하며 꾸준히 음악 팬들의 관심을 끌어 모았다. 반면 보이그룹 시장은 빅뱅 이후 2013년 ‘으르렁’을 낸 엑소 외에는 다양한 세대를 사로 잡을 신진 팀이 나오지 않아 점점 ‘그들만의 리그’로 변해갔다.

보이그룹과 달리 지난해 음원 차트에서 걸그룹의 활약은 도드라져 톱3에 두 곡이나 이름을 올렸다. 트와이스는 ‘치어 업’으로 1위를, 여자친구는 ‘시간을 달려서’로 3위를 각각 차지했다. 2015년 톱10 안에 걸그룹 노래가 단 한 곡도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진이다. 트와이스와 여자친구는 음원 사용건수도 1억건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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