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의 현실에서 희망을 본다

2017-01-03 (화) 오시길/ 사업가
크게 작게
구랍 12월초 나는 2주간여의 짧은 고국 방문길에 올랐다. 마침 이 기간은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빚어진 촛불집회가 한창이었다. 미국에 오랫동안 살아오면서 이제는 은퇴자로 지내며 한국일보, 인터넷 뉴스 혹은 유튜브를 통해 조국의 소식을 이해하였던 나로서는 마치 그 현장을 체험이라도 할 수 있으리라는 설레임마저 있었다.

추운 12월의 밤을 뚫는 어마어마한 촛불행렬은 대단한 분노의 열기로 가득했으나 참으로 질서있는 광경이었다. 현장에서는 콘서트나 강연같은 무대들도 곁들여져 그 열기와 의미를 보태나가는 모습이었다.

한편 나는 동창들도 만나고 친지들도 만나 기성세대들의 진지한 대화도 접하게 되었다. 그들은 지나친 폭로성 언론들을 질타하기도 하며 적색분자들의 득세를 심히 우려하는 일은 너무나도 한결같았다. 한걸음 더 나아가 그들은 어려운 일들을 앞에 둔 나라의 장래를 매우 비관적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2년 전의 나의 한국 방문 때와는 크게 달랐다. 눈부신 경제성장의 뒤안길에 저질러진 재벌 경제, 정경유착과 부패는 금권주의가 뿜어내는 폐해의 극치를 드러내며 우리 모두를 절망감에 밀어 넣었으며 어느덧 나 자신도 그 절실한 분위기에 빠져들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어느 순간 이런 나 자신을 거부하고 있었다. 나는 우리의 지난 역사를 자문하여 보았다. 모질고 험했던 우리의 역사속에 탐관오리나 사색당파가 없던 때가 있었던가? 또 우리의 선조들이 물려준 불굴의 유산들은 무엇이었나? 과연 오늘의 우리는 절망 할 수밖에 없는가?

나는 여기서 미국 노년생활에서 내가 즐겨 찾는 한국의 시사, 오락 TV 프로그램, ‘아침마당-내말 좀 들어봐’ ‘100도 C 강연’ ‘판타스틱 듀오’들을 이야기하고 싶다.

이들은 모두 우리네 인생이나 사회에서 겪는 매우 심각한 역경들을 떨쳐내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불가능할 것 같은 암울한 현실을 도전하여 큰 희망을 일구는 용기있는 자아들을 찾아내어 감격하고 격려하며 이러한 치유(healing)의 체험을 서로가 공유해 나간다.

이 대한민국의 역동적인 모습들은 그야말로 어려움에 처한 지금을 헤쳐 나갈 불굴의 원동력이자, 밝은 미래를 약속받는 자화상이 아니겠는가? 아!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여, 융성하고 영원하리!

<오시길/ 사업가>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