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뉴저지한인회장선거에 대한 단상

2016-12-01 (목) 금홍기/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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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의 눈

수년 째 뉴저지한인회장 모시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운 형국이다. 뉴저지한인회가 제28대 회장 선거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선거체제에 돌입했지만 후보등록 마감일인 12월7일까지 1주일 앞둔 현재 단 1명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뉴저지한인회는 지난 26대, 27대 회장 선거 때도 출마 후보자가 없어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고 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돼 운영되는 등 회장 선출에 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이번에도 아직 선뜻 나서겠다는 후보가 아무도 없어 한인회 주변에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심지어 자천타천으로 거론돼 왔던 후보들 조차 “그런 소문이 왜 났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회장 선거에 출마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며 딱 잘라 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수년째 지속되다 보니 뉴저지한인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올해 선거세칙을 개정해 후보등록 마감일까지 후보가 없을 경우 전직 회장단이 추천한 후보를 이사회에서 승인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선관위의 이 같은 행위에 대해 지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회칙에 직선제를 명시한 단체가 이런 내용의 세칙을 마련한 것도 이상하지만, 후보가 없다 해서 전직 회장단이 추천한 후보를 이사회가 승인하는 방식으로 회장을 선출한다는 것이 이치에 맞는 것인지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전직 회장단이 추천하는 후보의 경우 3만 달러의 공탁금이 면제된다는 조항을 포함시킨 점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3만 달러 공탁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길이 있는데, 누가 정상적 절차를 밟아 후보등록을 하겠냐는 것이다.

올해도 후보 무등록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한인회 측이 회장공백 사태를 막기 위해 꺼내든 고육지책일 것이란 점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아예 이해 못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 같은 행태가 자칫 뉴저지한인회 스스로 위상을 깎아내리는 일이 아닌지 따져봐야 할 것이다. 뉴저지한인회는 기회가 될 때마다 뉴저지 전체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단체라고 말해왔고, 대다수 한인들은 그렇게 믿고 참여하고 있다.

기한 내 후보등록이 이뤄져 새 회장이 선출된다면 다행이겠지만, 또 다시 전직 회장단이 회장을 뽑는 일이 벌어질 경우 한인회는 다시한번 스스스로의 한계를 드러내게 된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지금이라도 뉴저지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뉴저지 한인회의 위상과 격에 걸맞게, 또한 한인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선거 축제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금홍기/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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