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타야하는 ‘카지노 버스’
2016-10-28 (금) 09:27:23
한인타운에 독버섯처럼 번져온 ‘카지노 관광버스’는 시한폭탄처럼 늘 우리를 불안케 해왔다.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버스의 안전문제와 도박중독의 위험성 때문이다.
지난 주말 한인타운에서 출발해 카지노를 다녀오던 관광버스가 23일 새벽 팜스프링스 인근 10번 프리웨이에서 화물트럭과 추돌하면서 운전사를 포함한 13명이 사망하고 31명이 부상을 입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카지노 버스의 안전문제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탑승자 44명 전원이 죽거나 다쳤다. 졸음운전과 타이어 불량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운전사까지 사망한 상황에서 정확한 원인규명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피해가 심했던 이유는 확실하다고 LA타임스는 지적한다.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아서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버스에 안전벨트가 없었기 때문이다.
땅에서건 하늘에서건 교통수단 탑승 시 안전벨트가 생명줄인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 승용차와 항공기에선 의무화된 안전벨트 착용이 버스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버스전복 사고 시 안전벨트 착용이 사망률을 77%까지 줄일 수 있다는 보고 등이 나오면서 새로 제조되는 버스의 안전벨트 의무적 장착 규정이 다음 주부터 시행에 들어가긴 한다. 일반 관광프로를 택할 때도 버스의 안전벨트 유무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영세업자들이 운영하는 카지노 버스는 신형 차종이 아니다. 이번 사고버스처럼 노후차량이 상당수이며 오래된 버스엔 의무화 규정도 적용되지 않는다. 앞으로도 계속 안전벨트 없는 노후한 버스가 한인타운에서 카지노 관광을 떠날 것이라는 의미다.
이번에 한인 희생자가 없었다고 안이하게 넘어갈 일이 아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시당국에 단속강화 촉구 등 도박 버스 추방을 위한 커뮤니티의 노력을 가속화해야 한다. 카지노 버스 방치는 도박중독을 부추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가난한 노인들의 생계비를 축내는 도박만이 아니라 탑승자들의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 도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