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16년 미국대선을 바라보면서

2016-10-21 (금) 강화인 대학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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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신문, 라디오, TV 등의 매스미디아가 출현하여 본격적으로 소비문화를 조장하게 되었다. 이는 다시 말해서 생산을 늘리기 위해 소비는 필수불가결이며, 생산과 소비에서 미디아가 촉매작용을 하게 되는데 미디아는 그 생존 경영방식으로 광고시스템을 도입했다.

주된 소비자인 여성을 광고대상으로 집중 공략을 하게 되면서 여성의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고, 우연의 일치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같은 시기에 여성운동(Feminist Movement)이 확산되어 여성의 사회적지위 역시 향상되기 시작했다.

힐러리 클린턴은 자신이 여성운동가로 나선 것은 아니지만 여성운동의 덕을 보면서 성장하고 교육을 받고 사회에 발을 내디디며 일어선 여성운동의 산물임에 틀림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여성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새 시대의 젊은 여성들은 이미 자유로운 세상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여성운동이라는 개념자체가 여성 스스로가 남성과 동등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데서 나오는 컴플렉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성운동의 산물이라는 말에 감회를 느끼지도 않고 여성의 지위향상이 필요하다는 등의 발언을 좋아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보수 여성층의 사고방식은 어떠한가? 이 또한 미국의 gender 문화를 이해해아 할 부분이다. Gender란 생물학적 여성, 남성의 구별이 아니라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과 남성의 역할이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신체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성의 대상이자 보호의 대상이라는 것이 사회의 통념이다. 그리고 여성끼리의 관계는 친구라는 개념도 있지만 초등학교때 부터도 남성에게 어필하기 위해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고 비방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문화속에서 여성은 이미 남성이 지배하는 사회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생기게 되며 여성이나 남성 모두에게 여성이 그들의 지도자로 군림한다는 것은 여간 깨인 사람이 아니고는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다.

지난 7일 워싱턴 포스트에 2005년 당시 녹음된 트럼프가 유부녀를 유혹하려한 경험담을 늘어놓으며 음담패설한 파일이 공개되었을 때 트럼프는 사과는커녕 오히려 빌 클린턴이 인턴과 있었던 일을 들먹이며 자신의 일을 정당화하고 있다.

미국에서 여성의 지위는 어디까지 왔나? 교육에 있어 남녀평등이 많이 이루어졌다고 하지만 여성은 사회에 첫발을 내 디디는 순간부터 차별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경제적으로 여성경영자의 월급은 같은 지위의 남성에 비해 80퍼센트, 그나마도 커미션 관련 일은 70퍼센트면 잘 받는 것. 그러다가 결혼하여 아이양육을 전담하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수입을 창출해야만 일로 정의가 내려진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많이 향상되었다고는 하지만 문화속에 새겨져있는 이미지가 달라지기 까지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2000년대에 들어서 미국은 백인남성 우월주의 사회에 중대한 변화를 겪고 있다. 그 첫 번 째가 오바마로 백인에 도전하였고 두 번 째가 힐러리로 남성에 도전하면서 미국의 민주주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미국의 선거제도가 중우정치를 막기 위한 시스템을 도입하여 선거인단 제도를 택했다고는 하지만 지난 2000년도 선거와 같은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타협해서 공존하는 세계를 만들어가는 리더가 되기를 소원해본다.

<강화인 대학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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