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럴 땐 재융자 하지 마세요

2016-10-20 (목)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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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융자가 손해 되는 경우

▶ 다른 사람 무조건 따라 했다가 재융자로 손해만 커질 수 있어

낮은 이자율이 계속되면서 재융자 수요가 높아졌다. 낮은 이자율로 갈아 타 모기지 페이먼트를 조금이라도 낮춰보겠다는 것이 재융자 신청 이유다. 하지만 누구나 재융자로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 주변에서 재융자를 했다고 무조건 따라 했다가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재융자가 본인에게 적합한 지를 먼저 따져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타임 매거진이 재융자를 실시하면 오히려 손해가 되는 경우를 설명했다.

앞으로 5년 안에 집을 팔 계획이 있는 주택 소유주는 재융자를 실시해서는 안된다. 조만간 집을 팔게 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경우도 섣불리 재융자에 나서면 손해보기 쉽다. 재융자 실시 뒤 조기에 주택을 처분하게 되면 여러 가지 손해가 발생한다.

재융자로 인한 비용 절감 혜택이 실현되는 시기는 적어도 5년 뒤다. 이른바 손익분기점인 이 기간 전에 집을 처분하면 비용 절감 효과를 보지 못한다. 재융자를 신청하면서 쏟아붓는 수수료 비용과 시간, 노력 등도 주택 조기 처분으로 모두 허사가 되기 쉽다.


한 주택 소유주는 주변 융자 중개인의 설득에 귀가 솔깃해 기존 30년 만기 융자를 15년 만기로 단축하는 재융자를 실시했다. 만기 단축으로 이자액이 크게 절약되는 만큼 누가봐도 현명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재융자 신청 때 부인은 임신 중이었고 결국 새로 태어난 아이까지 어린 나이의 세 아이를 키우다 보니 더 큰 집이 필요했다. 결국 재융자를 받고 9개월밖에 안돼 새집으로 이사하는 바람에 여러모로 비용 낭비가 심했다고 한다.

■ 이자율은 낮아도 수수료 비용 높을 때
재융자를 실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매달 납부하는 모기지 페이먼트를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서다. 페이먼트 금액을 낮추려면 현재 적용되는 이자율 보다 낮은 이자율을 적용받을 때만 가능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재융자 신청자들은 이자율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가 최대 관심사다.

낮은 이자율로 갈아타는데 성공해서 월 페이먼트 금액을 낮췄다고 해도 재융자 수수료 비용이 높거나 융자 만기가 다시 장기로 전환된다면 오히려 높은 비용이 발생하는 결과다. 월 페이먼트 금액을 낮추려고 큰 그림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재융자 실시 전 은행별 수수료 비용을 반드시 비교해서 결정해야 한다. 가급적이면 기존의 장기 융자를 단기로 재융자 할 때 낮은 이자율의 효과가 더 커져 훨씬 높은 폭의 이자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난다.

■ 만기 상환 얼마 안 남았을 때
모기지 상환 기간을 앞당기려는 목적으로 실시되는 재융자 수요도 많다. 이자율이 낮을 때 기존의 장기 모기지를 단기로 단축시켜 조기 상환을 실현하려는 목적이다. 만기를 단축하기 위한 재융자는 실시 뒤 월 페이먼트 금액이 오를 때가 많다.

만기 단축 목적을 재융자를 실시하기 전 재융자 실시 뒤 오르게 될 페이먼트 금액과 가계 재정 상황을 꼼꼼히 살펴본 뒤 결정해야 한다. 자녀 출산이나 자녀 대학 진학 등으로 앞으로 생활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재융자로 페이먼트 금액까지 높아지면 가계부 재정에 타격을 입게 된다.

반대로 기존 융자의 상환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단순히 월 페이먼트 금액을 낮추려는 목적으로 장기 만기로 전환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특히 은퇴를 앞두고 있는 주택 소유주들은 가급적이면 남은 모기지를 상환하는 것으로 최우선으로 삼아야지 만기를 연장하면 은퇴 후에도 매달 모기지 페이먼트 부담이 발생한다.


■ 주택 가격 급락 때
주택 가격이 빠르게 떨어지는 시기에는 재융자를 신중하게 고려해 실시해야 한다. 주택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져 주택 순자산인 에퀴티 비율이 낮아졌을 경우 재융자 수수료를 납부해야 하는 것 외에도 모기지 보험에 별도로 가입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모기지 보험은 주택 가격이 회복돼 에퀴티 비율이 20%를 넘을 때까지 계속 납부해야 하는 비용으로 주택 가격 하락기에는 에퀴티 비율을 잘 따져서 재융자를 실시해야 한다. 크레딧 기록이 좋지 않거나 고용 상황이 안정적이지 않은 주택 소유주도 섣불리 재융자에 나서면 손해다.

크레딧 점수가 낮으면 낮은 이자율을 적용받기 힘들어 기대했던 만큼의 절약 효과가 없다. 최근 전혀 다른 직종으로 이직을 실시한 경우도 유리한 이자율을 적용받지 못하는 만큼 이직한 직종에서 일정 기간 근무한 뒤 경력이 어느정도 쌓이면 재융자를 신청하는 것이 유리하다.

■ 수수료 비용 부족할 때
이자율을 낮추겠다는 욕심에 부족한 현금 사정에도 불구하고 재융자을 실시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수수료가 들지 않는 재융자 프로그램에 귀가 솔깃해지기 쉽다. 재융자를 하고 싶은데 당장 내야하는 수수료가 없어서다. 실제로 수수료가 들어가지 않는 재융자는 없다.

수수료 비용을 당장 내지 않는 대신 이자율이 높아지거나 대출금에 포함되는 등 결국 수수료를 내야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만약 수수료 비용이 재융자 실시의 가장 큰 장벽이라면 수수료가 없는 재융자를 고려해도 되지만 결과적으로 페이먼트 부담을 낮추는 등 혜택은 많지 않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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