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향기로운 쿠키 굽는 냄새 뒤에 있을지 모를 곰팡이 냄새

2016-09-29 (목)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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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러의 단점 감추는 방법, 단점 감추려 온갖 방법 동원

▶ 바이어 ‘매의 눈’으로 관찰

집을 파는 셀러의 입장에서는 집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단점을 감추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단점을 감추려는 행위가 지나쳐 문제점을 숨기려고 할 때 바이어와의 마찰이 발생한다. 교묘한 방법으로 감췄다고 생각한 문제점이 바이어에 의해 발견되는 순간부터 주택 거래가 깨질 가능성만 커진다. 바이어도 집을 볼 때 돋보기로 관찰하듯 정밀하게 살펴보는 자세가 중요하다. 금융 정보 사이트 ‘고우 뱅킹 레이츠’가 셀러들이 단점을 감추기 위해 흔히 사용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 쿠키 굽는 냄새
일부 셀러들은 오픈 하우스나 바이어들이 집을 보러 올 때 ‘향기 마케팅’ 전략을 활용한다. 실내 곳곳에 향기가 나도록 해 바이어의 감성을 자극하려는 의도다. 향기 마케팅의 단골 메뉴가 바로 쿠키다. 오븐에서 쿠기를 구울 때 피어나는 향기처럼 정다운 향기가 없다.

마치 어릴 적 부모님이 구워주시던 쿠기 향기가 떠올라 집에 대한 좋은 감정도 함께 피어난다. 그런데 일부 셀러는 단순한 향기 마케팅에서 벗어나 집안의 악취를 감추기 위한 의도로 쿠키 냄새를 악용하기도 한다.


여러 악취 중에서도 곰팡이 냄새를 감추려는 셀러를 특히 조심해야한다. 집안에 곰팡이가 피기 시작하면 정체 모를 퀴퀴한 냄새가 나지만 원인은 알기 힘들다. 실내가 쿠키 굽는 냄새로 가득하다면 너무 정신을 팔지 말고 일단 곰팡이 냄새부터 의심해 봐야 한다.

곰팡이는 빛이 잘 통하지 않고 환기가 잘 안돼 습한 곳에서 잘 번식한다. 쿠키 냄새에 퀴퀴한 냄새가 섞여나고 집안에 곰팡이 번식지로 의심할 만한 공간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업체를 통해서 곰팡이 점검을 받아야 한다.

■ 새 페인트
누수로 인한 피해는 주택 관련 피해 중 가장 흔한 피해다. 누수가 발생하면 발생 장소에는 항상 흔적이 남기 마련이다. 벽면이나 천정이 누수로인해 자국이 남기 때문에 누수가 발생했음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물이 샌 자국을 감추기 위해 셀러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페인트를 덧칠하는 방법이다. 비용이 많이 들지 않아 셀러들이 가장 유혹에 빠지기 쉬운 방법이다.

만약 페인트를 덧칠한 것으로 의심되는 부분이 있다면 누수와 관련이 있음을 의심하고 더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페인트가 덧칠된 부문의 감촉이 주변의 감촉과 다를 때 누수임을 의심할 수 있다. 누수가 발생한 벽면은 주변에서 비해 부드럽고 평평해지는데 만약 이 같은 감촉이라면 누수가 발생한 곳으로 볼 수 있다.

또 누수로 의심되는 벽을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지거나 살짝 패이는 경우도 누수로 인한 현상으로 봐도 좋다. 누수임이 확실히 의심되면 홈 인스펙션을 통해 피해 정도를 정확히 살펴야 한다.

■ 실제와 다른 오퍼 제출 건수
셀러가 바이어와 주택 구입 계약조건을 협상하면서 조급하게 만드는 것은 전통적인 셀러의 협상 전략이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으로 가격을 시세보다 낮게 정해 여러 명의 바이어가 경쟁하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그런데 바이어를 조급하게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일부 셀러는 ‘거짓말’을 약간 보태기도 한다. 문제는 셀러가 거짓말을 하더라도 바이어가 확인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셀러의 전략대로 조급한 결정을 내리기 쉽다는것이다.

가장 흔한 방법이 허위로 바이어간 경쟁 상황을 꾸며내는 것이다. 실제로 바이어가 제출한 오퍼가 한건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여러 명이이미 높은 가격의 오퍼를 제출한 것처럼 상황을 조성하면 바이어의 마음이 조급해지기 쉽다. 허위 경쟁으로 높은 가격의 오퍼를 다시 써내는등 이성적인 판단에 영향을 받는다.

셀러측의 이같은 교묘한 수법에 바이어가 당하는 이유는 시세 점검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본인이 구입 가능한 가격대를 정확히 파악하고 주변 시세만 잘 알고있어도 셀러측의 허위 경쟁 유발에 무심할 수 있다.

셀러측의 이야기가 사실로 여러 명의 바이어가 구입 경쟁에 참여해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집이 팔렸다고해도 구입 한도를 초과해 주택을 구입하는 행위를 피할 수 있다.

■ 저평가된 수리비
최근 플리핑 거래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급증했다. 플리핑은 상태가 열악해 가격이 저렴한 매물을 구입해 수리를 거친 뒤 다시 높은 가격에되파는 주택 거래다. 플리핑 거래의주요 매매 대상은 ‘고치면 돈 되는’이른바 ‘픽서 업퍼’ (Fixer Upper) 매물이다.

구입 뒤 반드시 수리를 거쳐야 제기능을 하는 매물이기 때문에 구입전 수리비를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다. 픽서 어퍼 매물 구입을 위한 수리비 산정시 가장 먼저 경계해야 하는것이 셀러의 입이다.

대부분의 셀러는 수리비를 부풀려 말하기 보다는 최대한 낮춰 말하기 때문에 셀러를 통해서 정확한 수리비를 산정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신 홈 인스펙션 컨틴전시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택 구입 계약이 체결된 뒤 바이어는 일정 기간 동안 매물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데 이 기간동안 수리업자 등을 대동해 정확한 수리비를 예측한다. 가능하다면 인스펙션 기간을 최대한 연장하는 것도 매물 상태를 꼼꼼히 살펴보는데 도움이 된다.

■ 장점만 보여주는 사진
사진을 통한 매물 홍보는 필수다. 그래서 매물 사진만 전문 촬영하는 업체를 통한 촬영이 요즘 대세를 이루고 있다. 매물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사진으로 바이어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목적이다.

그러나 바이어의 입장에서 매물 사진이 매물의 전체 상태를 대변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단점이라고 판단되거나 주택 판매에 불리할 것으로 판단되는 공간은 홍보용 매물 사진에서 빠지기 때문이다. 집을 보러 갔을 때 사진에 포함되지 않는 공간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 제조연도 위조
여러 주택 설비의 제조 연도와 관리 상태 등도 바이어들이 유심히 살펴봐야 할 항목이다. 제조 연도가 오래된 설비는 고장 가능성이 높아 주택 구입 뒤 비용 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점을 노린 일부 셀러들은 각종 설비의 제조 연도를 위조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한 에이전트에 따르면 어떤 셀러는 매직펜으로 워터 히터와 벽난로에 적혀 있는 설치 일자를 직접 위조한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설비를 새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의도지만 조금만 유심히 살펴보면 위조라는 것이 바로 탄로나는 행위다. 각 제품마다 고유의 제품 표지판이 있고 표지판에 적혀있는 코드를 통해 해당 제품의 실제 제조 연도를 파악할 수 있다. 경험이 풍부한 홈 인스펙션 업체라면 코드를 통해 실제 제조 연도를 쉽게 파악해 바이어에게 알려줄 수 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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