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모기지 이자율 당분간 크게 오르지 않을 것

2016-09-29 (목)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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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기지 이자율 전망

▶ 국내외 여건상 단기 급등락, 가능성은 항상 대비해야

이자율이 투자 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크다. 이자율 변동과 함께 주가가 출렁이고 자금의 대규모 이동 현상도 나타난다. 주택 시장도 이자율 변동에 따라 움직일 때가 많다. 모기지 대출에 적용되는 이자율 변동에 따라 주택 거래량이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이자율은 주택 구입 타이밍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볼 수 있다. 주택 구입뿐만 아니라 집을 팔아야 하는 셀러도 이자율 추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자율이 오르고 내리는 시점을 잘 맞춰 적절한 시기에 집을 내놓아야 수요가 오를 때 높은 가격을 받고 집을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부동산 업체 ‘트룰리아 닷컴’ 모기지 이자율 전망을 짚어봤다.

■ 6년간 사상 최저 수준 유지
미래에 이자율이 어떤 방향으로 향할 지 예측하기 위해서는 과거 이자율 변동 추이를 살펴봐야 한다. 주택 시장 침체가 극심했던 2010년 모기지 이자율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라진 주택 수요를 살려내려는 연방 정부의 계획과 함께 모기지 이자율은 이후 2년간 바닥 수준에서 머물렀다. 이자율은 2012년 결국 사상 최저 수준인 3.66%을 기록한 뒤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다. 주택 시장 회복세가 본격화됐지만 모기지 이자율은 한동안 큰 폭으로 오르지 않았다.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주택 시장 회복세에 보탬이 됐다.

지난해 모기지 이자율은 평균 약 3.85%로 사상 최저 수준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들어 이자율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이자율 상승은 없었다. 예상치 못했던 국내외 사태들로 기존 전망과 반대의 현상만 나타났다.


영국 유럽연합 탈퇴 결정인 브렉시트로 인상 직전이었던 이자율은 오르지 못했다. 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불안한 경제 전망을 반영한 탓에 이자율은 현재까지도 제자리걸음이다.

향후 주택 구입이나 재융자 계획이 있다면 주택 시장 안팎의 여러 상황을 고려해 이자율 변동 방향을 최대한 예측해야 한다.

■ 세계 경제 불황으로 저리 상당기간 이어진다
이노베이티브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커크 키숄름 파트너는 “이자율은 시장의 예측보다 장기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트룰리아 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전망했다. 키숄름 파트너가 낮은 이자율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 이유는 현재 세계 경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 여러 국가가 현재 경제 불황에 따른 디플레이션과 디스인플레이션을 동시에 겪고 있는데다 일부 선진국에서는 마이너스 금리라는 사상 유례없는 금리 정책을 앞세워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서 금리 인상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경제는 그나마 다행히 소폭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기축 통화국으로서 당분간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실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키숄름 파트너는 모기지 이자율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10년만기 국채 금리가 단기간 내에 3%대를 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쉽게 오르지 못하는 원인 역시 세계 경제 불황과 관계가 있다. 인터넷 금융 정보 사이트 피어 파이낸스의 조셉 호그 대표에 따르면 현재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고 있는 국가별 국채 규모가 무려 약 13조달러에 달한다.

세계 국채 시장의 약 3분의 1을 넘는 국채가 제 성적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안전 자산을 찾아 떠도는 자금이 미국 국채 시장으로 흘러들어 올 수 밖에 없고 이 때문에 이자율은 상당기간 저리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호그 대표는 “세계 경제가 불황에서 벗어나기 전에는 모기지 이자율에 영향을 미치는 장기 금리는 오르기 힘들 것”이라고 트룰리아 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못 박았다.


■ 그래도 언제 오를 지 모를 이자율 항상 대비
새해만 되면 ‘올해는 이자율이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 지 벌써 수년째다. 그러나 아직까지 오른다던 이자율은 오르기는커녕 오히려 더 낮아지는 추세만 거듭하고 있다.

재정전문가 대니얼 프랑켈은 “이자율이 오를 것이라고만 했지 인상 시기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없었던 결과”라고 트룰리아 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그러면서 “언젠가 반드시 오르게 될 이자율에 항상 대비하고 있어야한다”고 덧붙였다.

오를 것 같지 않던 이자율이 한번 오르기 시작하면 빠른 속도로 상승하는 현상이 과거에 많았기 때문에 이자율 급등에 대비하는 자세가 항상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프랑켈 파트너는 “시장은 경제 예측에 의해 움직인다”며 “예측이 변하기 시작하면 시장은 곧바로 반응을 보이고 그때는 이미 투자 결정을 내리기에 늦은 때가 많다”고 경고했다.

아직 이자율이 오를 것 같지 않고 오히려 더 떨어질 수도 있지만 현재 이자율 수준으로 미리 고정시켜 놓는 전략을 고려해 볼 만하다. 모기지 이자율이 다만 얼마라도 더 떨어질 때를 기다리기 보다는 이미 충분히 낮은 현재 수준으로 묶어 두는 편이 안전하다.

모기지 이자율에 영향을 주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하기 때문에 어떤 요인으로 언제 뛰어 오를 지 예측하기 힘들다.

■ 이자율 등락에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대선전 금리 인상을 실시하지 않을 경우 올해 말인 12월에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현재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말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더라도 당장 서둘러 주택 구입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모기지 이자율만 주택 구입 기준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다른 요인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주택 구입 전 가장 중요하게 점검해야 할 항목은 구입자의 재정 상황이다.

이자율이 아무리 낮아도 주택 구입 자금이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낮은 이자율도 소용없다. 이자율 추이와 함께 주택 가격 전망도 주택 구입 전 점검해야 할 사항이다. 이밖에도 주택 구입 뒤 발생하는 각종 비용도 구입 전 꼼꼼히 확인한 뒤 주택 구입 결정을 내려야 한다.

모기지 이자율이 2달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상승폭만으로 보면 높은 편은 아니지만 기존 예측대로 상승의 시작이 아니냐는 우려로 시장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모기지 이자율 반등은 국채 시장에서 ‘팔자’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모기지 이자율은 10년 만기 국채 금리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이자율이다.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상승폭은 전주대비 약 0.125%포인트에 불과했지만 부동산 관련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하고 주택 구입 시장도 위축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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