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매물 부족 현상으로 커미션 협상 유리해진 셀러

2016-09-08 (목)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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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러의 비용 절감 방법, 커미션 6% 룰도 협상 여지 있어

▶ 에이전트의 입장이 돼 봐야 한다

매물 부족 현상으로 커미션 협상 유리해진 셀러

부동산 매매 때 에이전트에게 주는 커미션을 아끼려면 일단 커미션의 원리부터 이해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부동산 시장에 매물 부족 현상이 이어지면서 셀러들은 뜻하지 않은 이득을 보고 있다. 부동산 에이전트와 더 낮은 커미션을 협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굳이 에이전트끼리 경쟁을 붙이지 않아도 가격이 오르고 매매 기간이 짧아지면서 셀러 입장에서는 커미션 관련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고 보도했다.

커미션 협상을 유리하게 하려고 더 비싸게 집을 팔려고 하거나, 더 빨리 팔리게 하려고 애쓰거나, 반드시 동일한 에이전트에게 새로 살 집까지 찾아 달라고 맡겨야 하는 법은 아니다. 셀러에 꼭 맞는 다양한 비용 절감 방법들을 소개한다.

■커미션의 원리를 이해해라
커미션 관련 협상을 하기 전에 에이전트가 받는 수당의 구조와 인센티브를 이해해야 한다. 통상 셀러는 6% 가량을 수수료로 낸다. 이를 셀러 측과 바이어측 에이전트가 반반씩 나눠 가진다. 예를 들어 30만달러 짜리 주택 거래에서 셀러가 6%인 1만8,000달러를 커미션으로 부담하면 양측의 에이전트가 9,000달러씩 나눠 갖게 된다.


그러나 이들 에이전트가 9,000달러 전액을 갖는 것은 아니다. 에이전트는 커미션을 브로커와 나누게 된다. 브로커가 소속된 회사마다 다르지만 결국 에이전트는 이 가운데 70% 가량을 갖는다.

실제 집을 파는 세부 과정으로 들어가면 커미션을 주는 시점도 중요하다. 계약서를 자세히 살펴보면 셀러가 원하는 오퍼를 가져온 때나 셀러가 더 이상 에이전트에게 일을 맡기지 않을 때 등등을 커미션 지급 시점으로 하고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한번 물어봐라
부동산 업계에 통념처럼 자리 잡은 커미션 6% 룰도 협상의 여지는 있다. 실제 부동산 칼럼니스트 케네스 하니가 최근 LA타임스에 기고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1992년 이후 전국적으로 주택 판매에 대한 커미션은 6%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에이전트들끼리 비밀스럽게 공유하는 자료에 따르면 부동산 버블이 극에 달했던 2005년에도 5.02%였고 가장 최근인 2013년에도 5.38%에 불과했다.

다시 말해 부딪혀 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그러니 정중하게 요청해보는 것이 좋다. 커미션을 깎자는 말을 반겨할 에이전트는 없지만 상호 존중하는 태도를 비롯해 다양한 외부적인 요인에 따라 효과를 보는 경우도 있게 마련이다.

■두루두루 살펴봐라
에이전트는 다양하다. 셀러나 바이어 못지 않게 그들 스스로도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고, 성격이 있고, 협상의 여지가 있다. 그러니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만난 에이전트에서 멈추지 말고 원하는 이를 만나기 위한 검색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존중하라
방어적인 태도와 함께 남을 깎아내리는 자세는 결코 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에이전트가 당신을 위해 해주는 업무를 존중하고 에이전트도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일이란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비용을 아끼기 위한 협상의 바탕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현실적으로 처세하라
비용을 줄이겠다고 무작정 달려드는 것도 옳지 않고 결과도 좋지 않다. 특히 풀타임 에이전트에게 레드핀(Redfin) 같은 디스카운트 브로커처럼 커미션을 깎아달라고 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만약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협상에 성공한다면 깎을 수 있는 커미션은 1%포인트 정도다. 다만 동시에 직접 협상하지 않은 바이어 측 에이전트의 커미션도 깎아내린 효과를 낸 것으로 모든 에이전트들이 확인할 수 있는 리스팅 상에서 ‘짠돌이, 짠순이’ 셀러로 낙인찍힐 수도 있다.

■많이 공부해라
로컬 부동산 시장에 대해 많이 알면 알수록 비용을 아낄 수 있는 보다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다. 협상 과정에서 왜 내가 적은 커미션을 줄 수 있는지 스스로 아는 점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많이 공부해서 이렇게 말해 보는 것이다.

“조사해본 결과 해당 집 코드(zip code)에서는 평균적으로 매물로 45일간 리스팅됐고 첫 호가 이상의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 다시 말해 내 집도 빠른 시간 내에 쉽게 팔릴 수 있다는 의미로 에이전트인 당신이 보다 적은 시간과 노력만 투자해도 거래를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적은 시간만 투자한 뒤 다른 일에 전념할 수 있으니 커미션을 낮추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창의적으로 대응하라
이상의 과정들을 거친 최종 관문에서는 에이전트의 입장이 돼 봐야 한다. 그들의 입장에서, 그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제안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한 달이나 45일 이내 등의 짧은 기간 내에 집을 팔면 커미션을 낮추는 것을 유보할 수 있다고 이야기해 보는 것이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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