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집 판매 스트레스… 덜 받는 방법 없나?

2016-08-18 (목)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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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계획했던 가족여행 일상생활 탈출

▶ 마감 서류에 서명, 새 집 입주 상상하기

집을 파는 일 만큼 스트레스 받는 일이 없다. 집을 보여주는 일은 물론 거래가 시작된 뒤에도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거래가 최종 마감될 때까지 긴장의 고삐를 늦출 수 없는 것이 집을 파는 과정이다. 스트레스로 따지면 이혼과 이직에 비교될 정도다. 집을 파는 과정에서 받게 되는 스트레스는 집을 처음 팔 때나 은퇴 앞두고 집을 팔 때나 모두 비슷하다. 일상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나름대로 해결하는 방법이 있듯, 집을 팔 때 받는 스트레스 역시 해소 방법이 있다. 경제전문지 ‘엉트레프레너’(Entrepreneur)가 주택 판매 스트레스를 덜 받는 방법을 소개했다.

■ 친척 에이전트 스트레스 2배
전문가들이 전하는 첫번째 조언은 절대로 친척이나 친구 에이전트에게 리스팅을 맡기지 말라는 것이다.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에이전트에 주택 판매를 맡기는 이유는 한결같다.

‘믿을 수 있어서’ 라는 것. 잘 아는 에이전트에게 일을 맡겨서 믿음을 얻을 수 있지만 스트레스도 함께 따라 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에이전트에게 리스팅을 맡긴다는 것은 에이전트와 비즈니스 계약을 체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정 수수료를 지불하고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기대할 수있는 권리가 발생하는 계약이다. 그러나 친구나 친척 관계라는 개인적인 관계가 앞세워지면 객관적이어야 할 비즈니스 관계가 수립되기 힘들다.

에이전트의 업무 처리 방식이 기대에 어긋날 때 셀러가 ‘할 말’을 해야 하는데 개인적인 관계에 묻혀 필요한 의사 소통이 막히기 쉽다. 결국 셀러가 기대했던 성공적인 주택 판매도 힘들어지는 것은 물론 자칫 개인 관계에까지 금이 갈 수 있다.

■ 개인적 감정 포기
집을 팔 때 받는 스트레스는 대부분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발생한다. 따라서 집을 팔 때까지만 감정을 조금만 자제하면 스트레스 받는 일도 없게 된다. 개인적인 감정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첫 번째 경우는 리스팅 에이전트와 리스팅 가격을 상의할 때다.

대부분의 셀러들은 ‘자기집’에 대한 애착이 높기 때문에 시세보다 높은 값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런데 리스팅 에이전트가 제시하는 리스팅 가격이 기대보다 낮을 경우 감정이 상하면서 스트레스가 곧 따라 온다.

집을 보러 온 바이어들의 언급에 빈정이 상하는 경우도 상당히 잦다. 페인트 색이 왜 저래, 주방이 너무 낡았네 등등 무심코 듣게 되는 바이어의 언급은 그냥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 버려야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기다렸던 오퍼를 받은 뒤에도 스트레스는 떠나지 않는다. 처음 제출된 오퍼의 가격이 기대 이하로 낮은 가격일 때 엄청난 스트레스가 치밀어 오른다. 감정을 일단 자제하고 목표했던 가격을 적어 카운터 오퍼를 보내면 스트레스 받을 일이 아니라는 것을 곧 알 수 있다.


■ 대통령 선거까지
올해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다. 대통령 선거는 경제 및 사회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주택 시장도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마다 영향을 받는 패턴을 반복했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주택 시장 역시 긍정적인 영향보다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때가 많다. 따라서 올해 집을 팔아야 하는 셀러에게 대통령 선거 역시 스트레스 유발 요인이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지가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에는 비관론이 퍼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고 주택 판매가 다른 해에 비해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대통령이 탄생하느냐에 따라 경제 정책이 바뀔 것이라는 불안감이 팽배해지기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지구촌 반대편에서 발생한 일이 다음날 미국 주택 시장에 영향을 주는 시대다.

중국 증시 폭락, 브렉시트 등으로 주택 시장이 출렁일 때마다 셀러들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진다. 그러나 최근 브렉시트 경우에서 그랬듯이 위기가 곧 기회이다라는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들 위기라고 생각했던 브렉시트 직후 이자율이 떨어지면서 주택 시장에 오히려 호재로 작용한 것처럼 말이다.

■ 모처럼만의 가족 여행
집을 내놓자마자 평소 계획했던 가족 여행을 떠난다. 일상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행을 떠나듯 집을 팔 때 받게 되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 좋다.

우선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바이어의 방문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집을 말끔히 청소해 놓고 가면 바이어가 올 때마다 실시해야하는 청소 스트레스도 받을 필요 없다.

집을 비워두는 것은 리스팅 에이전트도 선호하는 방법이다. 바이어와 셀러가 맞닥뜨려야 할 필요가 없고 오픈 하우스나 바이어의 방문 일정 등을 비교적 편하게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행을 떠나 있는 동안 리스팅 에이전트와 긴밀한 연락을 주고받아야 한다. 주택 판매 상황을 수시로 전달받고 필요시 서류에 서명을 할 준비를 항상 해야 한다.

최근 전자 서명이 보편화돼 여행지에서 계약서를 프린트 하는 등의 번거로움 없이 계약서 서명이 가능하다. 리스팅 에이전트와 계약 내용을 간단히 상의한 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 스크린을 통해 중요 서류에 얼마든지 사인할 수 있어 스트레스가 덜해졌다.

■ 피할 수 없다면 맞서라
매일 반복되는 일상생활에서 조금만 벗어난 일이 발생하는 순간 스트레스는 어김없이 찾아온다. 집을 팔고 이사 가는 일도 포함된다.

건강관련 웹사이트 헬스스테이터스에 따르면 이사가 배우자 사별, 발병, 이혼, 실직 등과 함께 인생 5대 스트레스 요인으로 꼽혔다. 집을 팔려면 이사를 피할 수 없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수밖에 없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주택이 팔리는데 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약 76일. 집을 내놓는 순간부터 약 76일간의 스트레스와의 여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오픈 하우스 뒤에 지저분해진 집을 보며 한숨을 쉬기보다는 집이 팔려 마감 서류에 서명하는 장면을 떠 올리면 기분이 한결 가벼워진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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