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계의 평화를 위하여

2016-07-30 (토) 소예리 원불교 교무/릿지필드 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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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 100년 동안 우리의 고향이자 고국 대한민국은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수많은 생명들의 희생과 죽음을 토대로 성장하여 온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제 강점기에 잃어버린 나라를 찾고 민족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하여 순국한 우국지사들이 얼마나 많았으며 그 과정 속에 위안부들을 비롯하여 억울하게 산화한 생령들의 아픔이 그 얼마였겠는가. 이어 일어난 동족 간에 좌우의 이념과 사상의 대립으로 서로 잔인하게 싸운 한국전쟁으로 한국 땅에 태어나 목숨을 잃은 생명들이 또 얼마였으며 더구나 우방국인 남북한을 돕는 과정에서 파견되어 포화와 화염, 기근과 질병 속에서 유명을 달리한 생령들이 또 얼마나 많았는가.

이뿐이 아니다. 한국전쟁이 휴전되고 국가의 재건과 한강의 기적을 이루며 성장 중심의 급변하는 시기에, 열악한 산업현장과 근로환경에 노출되어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분들의 수도 만만치 않다. 한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있었던 그분들의 희생은 인류역사상 그 어느 국가보다도 빠르게 선진국의 대열에 진일보 할 수 있는 토대가 된 것이 엄연한 사실 아닌가?


여기까지도 죄송하고 감사하고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오늘은 성장과정에서 일어난 부정부패와 독재 권력에 맞서 양심과 정의와 인권을 지키기 위하여 기꺼이 목숨을 바친 민주화 희생영령들의 의로운 죽음은 또 어떻게 지나칠 수 있단 말인가.

거기에다가 육지에서 바다에서 하늘에서 받은 천재지변과 인간의 안전불감증이 초래한 인재로 볼 수 있는 각종 재난과 재해로 인해 황망하게 그리고 안타깝게 명을 달리한 영혼들이 또 얼마나 많았는가.

우리들은 그 많은 분들의 희생과 열망 그리고 죽음을 토대로 오늘날의 대한민국으로 발돋움하는 토대를 삼았고 평화와 상생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깨달을 수 있게 되었으며 민주공화국도 되었고 우방국을 도울 수 있는 역량도 키우게 되었다. 또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고 잠깐의 무념과 실수가 얼마나 큰 재앙을 불러오는 사유가 되는지도 매번 되새기게 해주었다.

물론 이 모든 과정들이 돌아가신 분들에 의해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죽지 않고 죽을 힘을 다하여 살면서 희생적 정열로 노력한 수많은 선진들이 계셨기에 이루어진 결과가 오늘임은 자명한 일이다. 그러나 산 사람들은 살아서 그 명을 다하면서 인간 낙도 맛보면서 천수를 누렸으니 지극히 자연스럽고 다행 아닌가.

본의였든 본의가 아니었든 사실 죽음 앞에 의연할 자가 얼마나 있겠는가. 혹여 준비된 죽음이라 해도 어려울 텐데 어쩔 수 없이,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준비되지 않은 죽음을 맞이한 생령들의 그 황망함이 어떠할 것이며 그 억울함이나 원한이나 고통은 가히 살아있는 우리가 짐작이나 할 수 있겠는가.

대한민국의 근 현대사와 거의 개교의 역사를 같이해온 원불교는 지난해로 1세기를 마감하고 올해 2세기의 시작점에 서 있다. 원기 100년을 앞두고 29년 전부터 종법사의 ‘교단백주년 대적공실’ 법문이 발표되어 교도들의 공부를 부촉하시었다. 또 재가교도 단체들이 먼저 나서서 100년을 준비하는 마음을 담아 기도를 시작하여 결국 재가출가 합력으로 전국의 교당과 기관이 릴레이 기도를 펼치며 얼마 전 그 10년의 기도가 마무리 되었다.

이러한 시점에서 양계의 인증과 더불어 음계의 인증이 막 쏟아지기를 염원하며 다시 기도와 천도재를 진행하고 있다. 원불교가 상생과 평화 화합과 개벽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는 이 길에 100일간의 대정진 기도와 49일간의 특별천도재를 통하여 세상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위로하며 교법의 사회적 확산과 대동화합을 이뤄가려는 의지가 담겨있는 일이다. 명칭은 ‘100년 해원, 상생, 치유, 화합의 특별 천도재’.


우리가 천도재에 모시는 대상 영위는 일제강점기 희생영령, 한국전쟁 희생영령, 산업화 희생영령, 민주화 희생영령, 재난재해 희생영령들이다. 거기에다가 해외 각 교당과 기관마다 그 지역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대상을 추가하여 49일 동안의 천도재를 지난 3월 13일에 세계적으로 시작하였다.

물론 우리들은 미국 땅에 발붙이고 살고 있으니 100년 내에 미국이 우방국을 돕는 과정에서 일어난 전쟁, 갈등과 증오에서 생겨난 테러로 희생된 수많은 영가들이 이 천도재의 공덕으로 크게 위로와 안심을 얻고 상생상화의 기운으로 돌아서 미국이 세계의 안정과 평화를 이루는데 기여하기를 염원하며 대상 영위로 모시고 있다.

우리는 간절히 기도한다. 작은 정성이나마 세계각지에서 매일의 개인기도와 매주 일요일 함께 올리는 특별천도의 마음과 기운과 정성이 영령들에게 미쳐가기를 말이다. 그리하여 맺혔던 원한이 풀리고, 얼었던 마음이 녹아나기를 기원한다. 더불어 이 영령들과 우리들과 세상이 진리에 근원하고 사실에 바탕하여 상생의 방향, 진급하는 방향, 서로 서로 잘 사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지혜와 용기와 힘을 주십사 기원한다.

하나님께 부처님께 그리고 법신불 사은님께 간절히 기도한다. 그래서 음계의 인증이 막 쏟아지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함께하는 기도의 위력이 크다는 것을 아는 분들과 우리의 뜻에 공감하는 분들은 기꺼이 마음으로라도 동참하시리라 믿는다.

<소예리 원불교 교무/릿지필드 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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