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변 도움 없이 모든 일을 혼자 해결하려 말라

2016-07-27 (수)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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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의 비판에 과잉반응 땐

▶ 되레 문제를 더 키우게 돼

주변 도움 없이 모든 일을 혼자 해결하려 말라

한인교회가 선교지에 세운 신학교에서 졸업생과 교수진 등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목회자가 벌이는 영적전쟁의 첫 번째 대상은 바로 자신이다. 사역을 진행하고 영향력 있는 목사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본인을 다스리고 훈련하며 성장시켜야 한다.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 평화와 기쁨, 인내와 겸손이 풍성하게 흘러 넘쳐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험난한 세상 가운데서 주변의 높은 기대치를 감수하며 스스로를 간수한다는 건 어려운 과제다. 더구나 목회 현장에 처음 발을 내디딘 초임 목사의 경우 더욱 큰 어려움을 겪게 마련이다. 크리스천 라이프웨이 대표 톰 레이너 목사는 25일‘초년병 목사가 흔히 저지르는 여덟 가지 실수’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목회자로서 지내 온 32년 세월을 되돌아보면서 함께 동역한 수백 명의 신입 목사를 관찰해 정리한 결과물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실수는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저절로 해결되는 게 아니다. 경력이 쌓인 목회자도 유념하지 않으면 언제든 빠질 수 있는 함정이다.

레이너 대표가 지적한 첫 번째 실수의 유형은 문제를 ‘어렵게 처리한다’는 점이다. 대부분 초년병 목회자의 경우 조직을 이끌어 본 경험도 없고, 관리자로서 직접적인 책임을 가져 본 적도 없게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교인의 개인적 이슈와 단도직입적으로 맞닥뜨리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자칫 경솔한 결정을 내리면서 전혀 예기치 않았던 결과를 빚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목회자가 초임 시절에 저지르기 쉬운 실수 중에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 ‘비난을 증폭시킨다’는 사실이다. 비난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신입 목사도 지도자로서 종종 비판의 대상이 된다. 비난은 또 다른 비난을 낳게 마련이다. 경험이 적은 목사는 남의 비판을 받을 때 과잉반응을 보이기 쉽다. 목사가 도를 넘어서는 비판으로 대응하는 잘못을 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목사도 초년병 시절에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는 훈련이 부족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은 비단 초임 목사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사회 어느 분야에서든 신입 직원은 주어진 시간과 일정을 따라잡는데 어려움을 갖게 마련이다. 하지만 목사의 경우 특정 시간표가 촘촘하게 규정돼 있지 않다. 이게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틀이 정해지지 않은 스케줄에 던져졌기 때문이다. 대부분 어떻게 시간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 당황하게 된다. 워크홀릭이 될 수도 있고, 게으른 골칫거리가 될 수도 있다. 습관적으로 결석을 반복하기도 하고, 시간을 헛되이 흘려보낼 수도 있다.

좀처럼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는 점도 목사가 초년병 시절 자주 저지르는 실수 중의 하나다. 사역에 뛰어든 목사는 다양한 분야에서 도움이 필요하다. 재정, 카운슬링, 시간 관리, 갈등 해결, 설교, 리더십 등 주변의 조언과 지원을 받아야 할 일들은 쌓여 있다. 혼자 해결하려 들다가는 헤어나오기 힘든 지경에 처할 수 있다. 그때그때 의논하고 도움을 받으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원숙한 목회자가 되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점은 좋고 싫은 것을 쉽게 드러낸다는 점이다. 교회 밖 세상에서는 특정 그룹의 사람들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곤 한다. 소위 ‘관계’나 ‘인맥’ 등으로 불리는 만남이다. 하지만 교회 안에서 그랬다가는 ‘편애한다’는 지적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초년병 목회자일수록 어떤 일을 하는 과정에서 주변의 반응을 살피고 부지런히 조언과 도움을 구해야 한다. 그렇지만 현실은 정반대일 때가 많다. 자존심이나 자부심이 넘치면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거나,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면서 밀어붙이는 과오를 저지를 수 있다.

일곱 번째는 자신의 교육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신학교를 나왔다고 교육이 끝나는 건 아니다. 공식적이든 개인적이든 교육은 평생 지속되는 것이고 끝이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최근의 유행하는 사역 패턴이나 프로그램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와 관련된 일부 그룹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받고 지나치게 의존할 수 있다. 본인의 사역이 처한 전체적 상황은 전혀 알지도 못하는 소수의 그룹에 리더십의 아이디어나 영감을 의존한 결과 막대한 실수를 저지르는 목사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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