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2016-07-12 (화) 01:08:11

현혜명‘, Camellia’
한 나무에게도 가는 길은
다른 나무에게도 이르게 하니?
마침내
아름다운 나무에 닿게도 하니?
한 나무의 아름다움은
다른 나무의 아름다움과 너무 비슷해
처음도 없고 끝도 없고
푸른 흔들림
너는 잠시 누구의 그림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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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아름답다. 숲 속의 나무들도 모두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이 서로 비등하여 숲은 어디서나 변별의경계를 지운 푸르름이다. 하지만 숲의 아름다움이 ‘모두 같음’에 있지만은 않다. 저 푸름 안에 아주 작고 예뻐서 가련한 소유권의 문제가 있다. 그림자와 그 주인의 등장이 그걸 증명한다. 그렇다, 이 숲 안에 사랑이 있다. 사랑이 아니면, 그 누구의 그림자가 허무하고 깊게 빛날까. 숲의 고요가 아름답고 신비한 것은 저 잠시의 그림자들이 서로 다르게 흔들리는 때문이다.
임혜신<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