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술 많이 마시는 일부 목사님들

2016-07-09 (토) 이상조 선교회 대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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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도착하면 수원에 계신 둘 째 누님으로부터 차를 받아 주로 전 국에 흩어져 있는 보육원과 보육원 밖에 있는 우리 아이들 가정을 방문 하는 일을 하면서 지부를 돌아보고 지부장님과 함께 그 지역의 우리 아 이들의 상황을 살펴보면서 다니는데 지금까지 다니면서 졸음으로 위험한 경우는 있었지만 직접 사고를 당한 적은 없었다.

한국은 도로가 좁고 위 험해서 길 옆에서 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태다. 요즘은 졸음운전 쉼터가 생기긴 했지만 몇 년 전에는 그저 참든지 사고를 당하든지 하는 것이 현실이 었다. 나는 졸음운전을 하면 자주 브레이크를 밟는 습관이 있다. 이것 때문에 내 뒤에 오는 차 주인으로부 터 운행방해죄로 곤욕을 치를 뻔도 했었다. 어느 날 지방을 돌고 서울 톨게이 트를 빠져 나올 때는 이미 밤 12시 가 넘었었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올 라 올 때에도 휴게실에서 졸다가 오 다가 졸다가 오다가 했기 때문에 운 행하는 것이 고통스러웠다. 통성 기 도를 하고, 찬송을 부르기도 하고, 혼 자 부흥회도 해 보지만 도움이 되지 않았다.


겨우 올림픽대로를 타고 김포공항 쪽으로 오다 보면 여의도 국회의사당 으로 나가기 약 500m 전에 쉴 수 있 는 안전한 공간이 있다. 쉼터라고 써 있지는 않았지만 졸음으로 가기 힘 든 차들이 그곳에서 잠깐 잠을 자고 갈 수 있는 곳이었다.

도저히 운전을 할 수 없어 그곳에 차를 세워 놓고 얼마를 잤는지는 모르지만 약 1시는 넘은 것으로 생각이 들었다. 잠을 깨고 입이 텁텁해서 늘 가지 고 다니던 Mouthwash 즉 리스테린 (Listerine)으로 가글링을 하고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여의도 쪽으로 빠지는 곳에 경찰들이 여러 명이 길 을 막고 음주단속을 하고 있었다.

내 차례가 되어 불었더니 경찰이 하는 말 “선생님 술을 많이 드셨습니 다.” 하고 차를 한 쪽으로 빼라는 것 이었다.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어이가 없고 기가 막혀 “여보세요, 목사님들 이 무슨 술을 마셔요? 나는 목사요.” 라고 했더니 경찰이 하는 말 “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요즘 목사들이 술 을 많이 마십니다.” 라고 하는 것이었 다. 말문이 막혔다. 리스테린 병을 보 여주며 “나는 술을 마신 것이 아니 라 방금 길옆에서 자고 이것으로 입 을 가글링 한 것밖에 없어요.”라고 했 더니 생수 물병을 가져 와 종이 컵에 따라주고 입을 헹구고 다시 불어 보 라는 것이었다. 그래 입을 헹구고 불 었더니 “죄송합니다. 조심히 가세요” 하고 보내 주는 것이었다.

목동에 있는 동생 집으로 돌아오 는 길에 잠도 다 깼지만 마음이 아팠 다. 나는 나 자신을 말할 때도 ‘목사 님’이라고 했는데 그 경찰은 대답하 기를, 목사들이 술을 많이 마신다는 것이었다. 일부 술집의 매상을 목사들이 올 려주고 있다니 기가 막힐 일이다. “예 수님께서도 기가 막히셨나요?

<이상조 선교회 대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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