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테러 시대를 사는 자세

2016-07-0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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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세계 곳곳에서 이슬람국가(IS)의 소행으로 보이는 무차별 테러공격이 세계 곳곳에서 발생, 지구촌이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한인을 비롯한 미국인 상당수도 테러공포에 빠지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다.

지난 3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차량폭탄 테러가 터져 250여명이 목숨을 잃고 수백 명이 부상을 당했다, 4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제다의 미국 총영사관 인근 등 3건의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 보안요원 4명이 숨지고 5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에 앞서 지난 달 28일 터키 이스탄불 공항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로 44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 지난 2일 동남아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음식점에서 무장괴한들이 인질극을 벌여 20여 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상처가 아물 틈도 없이 테러가 이어지고 있다.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추가 테러를 경고, 잔혹한 살육 행위를 멈추지 않을 태세다.


지구촌은 이제 테러 위험을 현실로 안고 살아야하는 시대가 되었다. 세계 어디서든 한순간에 메시지를 주고받는 인터넷 시대,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폭탄 제조법을 배울 수 있는 시대에 IS 등 테러집단이 증오를 부추기고 있으니 테러는 현실이다.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다.

‘테러 시대’에 우리가 가져야 할 것은 우선 안보의식이다.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등 잇단 테러 직후 뉴욕, LA, 워싱턴 등 대도시들은 초비상 경계태세에 들어갔다. 공항과 항만, 지하철역 등에 대한 경계를 대폭 강화했다. 국토안보부, 연방수사국 등 연방당국과 NYPD 등 지역 치안당국의 긴밀한 공조는 필수적이다. 여기에 시민들의 협조가 보태져야 하겠다. 모든 범죄가 그러하듯 테러 역시 시민의 제보만큼 예방에 효과적인 것은 없다.

아울러 필요한 것은 공포심에 대한 경계이다. 지나친 불안과 두려움은 과민반응, 과잉대응으로 이어진다. 무슬림이나 이슬람교도를 싸잡아 비난하고 증오하는 태도는 특히 경계해야 한다.

테러는 언제고 발등에 떨어질 수 있는 불이다. 방심은 금물이다. 하지만 사회적 분열과 불신을 초래하는 공포심은 더 더욱 금물이다. 테러를 현실로 인식하는 한편 이성적으로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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