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배꽃 향기가 가득했던 시드니의 가을밤

2016-07-02 (토) 김수자 여고 동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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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꽃 피는 것을 보면 벚꽃 구경 갈 필요가 없다”는 말이 있다. 130년전 한국 여성신교육의 발상지 이화학당의 이름은 배꽃에서 유래 되었다. 정동 일대에 가득 핀 배꽃처럼 ‘맑고 깨끗하라’ 는 뜻으로 ‘이화학당’ 이라는 교명은 고종 황제로 부터 하사 받았다

이화학당의 설립자 메리 스크랜튼은 미국의 교육자이자 기독교 감리교회 선교사이다. 아들 윌리엄 스크랜튼 부부와 함께 1885년 6월에 입국해 여성과 소외계층을 돌보았다. 한명으로 시작한 이화학당은 1904년에는 중등과, 1908년에는 보통과와 고등과를 신설하고, 1910년에는 4년제 대학과를 설치하였다. 1945년 광복과 함께 이화는 대한민국 대학사상 최초로 문교부 1호로 종합대학 인가를 받았다

2016년 창립 130년을 맞이하여 뉴욕과 서울의 배꽃들이 어우러저 아름다운 항구도시인 시드니에서 ‘창립 130주년 기념 음악회’를 열었다. 5월19일 저녁에 시작한 음악회는 거의 10시가 돼서야 끝났다. 독창, 합창, 오페라, 오케스트라, 등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의 향연’ 이었다. 관객들은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음악에 몰입 하였다. 관객은 쉴 사이 없이 “Wonderful” 이라고 하였고, 제1부 아리랑이 끝나자 “서양과 한국의 만남과 같다”는 평도 아끼지 않았다. 오페라에 출연한 음악가들은 모두 전문 연극인 같았고, “참으로 몇 십 년 만에 접하는 음악다운 음악을 감상 했다”고도 하였다.


전체 음악 감독 작은 체구에서 뿜어 나오는 윤현주 교수의 강력한 카리스마는 모든 악기와 목소리를 하나로 만들었다. 앙콜 곡으로 교가가 울려 퍼지자 관람석의 배꽃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리들은 이화의 긍지를 갖고 이화의 향기를 날리며 살 것을 다짐하며 힘차게 교가를 기쁜 마음으로, 감사함으로 불렀다. 이제 이 배꽃들은 하나님으로 부터 받은 바 은혜에 감사하여, 세계를 향한 이화인으로 캄보디아의 깜풍스프 지역의 ‘이화스렁 학교’ 제2의 이화에 건축기금을 모금하는 130주년 기념사업을 시작 하고 있다

우리의 행사에 시종 함께 하여주신 호주 시드니 구세군교회의 담임 김환기 사관님께서 “하나님 은 130년전 조선에 한 알의 씨앗이 떨어져 배꽃으로 피어나게 하시고, 지금까지 에벤에셀의 하나님으로 인도하여 주시니 감사합니다. 지구촌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는 6만7,000여명의 배꽃모두가 시대적 사명을 잘 감당하며 살 수 있도록 축복하여 주시옵소서” 라는 축복의 기도로 130주년의 행사를 마감하였다. 이 멋진 결실이 모두 이를 후원하는 배꽃 졸업생들의 한마음 한뜻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생각하니 모두가 다 하나님께 감사할 뿐이다.

<김수자 여고 동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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