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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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맞은 학부모들은 괴롭다

2016-06-30 (목) 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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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 맡길데 찾아 기웃...학원비 마련 하느라 낑낑

▶ 학원 보내도 픽업문제로 맞벌이 부모들 골머리

뉴욕과 뉴저지 일원 각급 공립학교들이 지난 28일부터 차례로 여름방학에 돌입하고 있는 가운데 초•중•고교 자녀들을 둔 한인 학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유아나 저학년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들은 데이케어 센터 등 아이들을 맡길 곳을 찾느라 분주하고, 또 고학년 자녀를 둔 부모들은 SAT 학원 등 감당하기 힘든 서머스쿨 사교육비 부담 마냥 반갑지 만은 않은 것이다.

여기에다 파트타임 일자리가 절대 부족한 요즘 대학생 자녀들까지 집안에서 빈둥거리는 바람에 대학 진학과 동시에 해방감을 느꼈던 학부모들에게 새로운 스트레스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맞벌이를 하는 제니퍼 김(뉴저지 포트리 거주) 부부는 당장 내달부터 학원에 다닐 아이들 픽업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여름 방학에는 직장에서 점심시간을 쪼개 오전 학원 수업을 마친 3학년과 6학년짜리 두 아들을 픽업해 친정댁에 맡겼는데 올해 시아버지가 한국으로 여행을 가면서 이마저도 할 수 없게 됐다.

김씨는 “애들은 방학이라고 신나하고 있지만 우리 같은 맞벌이 부부에게는 방학이 반갑지만은 않다”며 “하루 종일 학원에 맡길 형편이 못돼 반나절 동안만 학원에 보내왔는데 올해는 여의치 않아 알고 지내는 교인 집에 맡길까 하는 데 고민”이라면서 푸념했다.
이처럼 오전에는 학원을 이용하고 오후에는 애프터스쿨을 찾는 등 방학 때만 되면 동분서주하게 되는 맞벌이 부부의 고민은 이미 오래된 얘기다.

여름방학 동안 자녀를 SAT 준비 등을 위해 집중적으로 학원에 보내야 하는 고학년 자녀를 둔 부모들은 방학 동안 수천달러씩 들어가는 사교육 부담에도 고민이 많다.

10학년생 아들을 둔 이모(퀸즈 베이사이드 거주)씨는 “이미 월수입의 20% 정도를 아들의 학원비, 바이올린과 피아노 등 사교육비로 쓰고 있는데 여름방학이 되면 그 지출이 더욱 늘어나는 것이 사실이다”며 “방학 동안에는 ACT 집중반 등 특별히 개설되는 강의도 있고, 또 여름캠프에도 보내 주어야 하기에 비용이 저렴한 곳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쉽지가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10학년생 딸을 둔 레이첼 김(퀸즈 플러싱)씨는 “요즘 같은 불황에 3,000달러가 넘는 목돈이 들어가는 여름방학 특강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면서 “주위에 일부 학부모들 중에는 여름방학을 앞두고 자녀를 학원에 보내기 위해 부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A2

<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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