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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칼럼] 46년만에 돌아본 고향산천

2016-06-08 (수) 우남수 목사/행복연구원 길라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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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맘을 먹은 결정이었다. “다리가 떨리기전 가슴이 떨릴 때 여행 떠나라”는 어느 여행사 광고에 마음이 조금은 흔들렸다.

그러지 않아도 다리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자주 들고, 기운의 왕성함이 점점 내려가던 차라, 더 악화되기 전, 내가 낳고, 30년 동안 몸담고 있었던 모국을 한번은 대충이라도 둘러봐야 되겠다는 마음으로 4주간의 여행계획을 세우고 지난 4월 11일 SF공항을 떠나 3주일간은 서부,남부,동부를 해안 중심으로 돌고 마지막 한주는 서울에서 보내고 5월 9일날 돌아왔다.

1970년 고국을 떠나 지금까지 몇차례 바쁜일로 서울을 들렀지만, 소위 말하는 한국의 명소나 좋은 관광지를 제대로 둘러본 것은 처음이라 곳곳에 숨어 있는 아름다운 풍경들을, 은퇴한 후배 J목사 부부와 함께 빨리 빨리 점을 찍으며 돌았다.


미국에 비하면 작은 나라인지라 J목사 자택인 부여에서 출발해서 서너시간을 갈수 있는 곳들을 시작으로 범위를 넓혀 충청도를 지나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를 쉴세 없이 달렸다.

놀란 것은 70년대에 벌거벗은 민둥산으로 기억되었던 산야는 울창한 짙은 녹색수목으로 꽉차있었다. 그리고 먼지가 휘날리거나 자갈을 튀기는 시골 길들이 말끔히 포장된 고속도로로 연결되어 자동차들이 수없이 오가는, 빠르게 오갈수 있는 아스팔트길로 변화되어 있었다.

더욱 놀란 것은 직선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는 수십개의 굴을 뚫어 굴곡이나 경사가 없이 직통으로 달리는 것을 보며, 미국에서 보기 힘든 진풍경이라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그뿐인가, 한강에만 다리가 많은 줄 알았는데, 항구나 만이 있는 곳엔 아름답고 견고한 다리가 바다나 산을 배경으로 자태를 자랑하고 있었다. 도시는 어디고 아파트 숲을 이룬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시골마을 곳곳에도 빈틈없이 집들과 비닐하우스들이 들어차있었다.

그곳에서는 각종 채소와 지방특유의 농산물을 재배하고 각종 공장들이 곳곳에 웅장한 현대식 건물로 지어져 있었다. 이 모든것들이 합하여 세계 10대 경제대국의 반열에 들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흐뭇했다.

세계 최장 길이로 기네스북에 등재 됐다는 군산 새만금 제방은 샌마테오 브릿즈를 상기시켰고 그것이 다리가 아닌 제방위의 고속도로 라는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대단한 공사를 완공시킨 셈이다.

미국의 관광명소가 거대한 국립공원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한국은 구석구석 역사적 명소나 바닷가나 산속 풍경을 이용해 꾸며놓은 인공적이면서도 자연을 최대로 이용한 아기자기한 맛이 넘치고있었다.


그리고 각종 토산 먹거리들이 풍부한 곳들이나 역사적 명소들이 관광지가 된 것이 특이했다. 관광지 마다 수십대씩의 관광버스들, 시골이나 서울 할 것 없이 골목길엔 두세곳 걸러 하나씩 있는 음식점에는 초만원으로 북적대는 것을 볼수있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외식만 하나 하는 의아심을 품을 정도였고 먹거리와 관광문화가 극도로 발달한 한국은 결코 가난한 나라가 아니라는 인상을 받았다.

서울에서의 마지막 일주일은 건대입구 L목사님(산호세 지역에 있다가 9년전 한국으로 나가 상가교회를 개척) 댁에 머물며 그곳 중심으로 시내 중심부를 몇번 다녀왔다. 서울에 가면 항상 느끼듯이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사람들이 빼곡히 차서 물흐르듯이 이동하는 전철역, 쇼핑가는 한산한 미국과는 대조적이었다.

극도로 호화로운 롯데백화점의 사치스러움과 현대화 뒤엔 골목에서 풍기는 하구수 냄새, 때거리로 몰려다니는 중국관광객을 볼수있었다. 미국에서 걱정하는 북한 김정은의 남침에 대한 무감각과 태평한 서울 사람들의 삶은 분주함으로 가득차 있었다.

새로 개장했다는 교보문고에 갔다가 나는 서점의 규모와 각종 분야의 새책들이 가득찬 것을 보며, 한국에 독서 인구가 적다는 말과는 달리, 작은 나라에서 이렇게 많은 책들이 출판되고 팔리니 한국은 소망이 있는 나라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마침 20대 국회의원 총선의 결과를 보며, 선거 전날까지도 과반을 쉽게 넘을 걸로 예상했던 새누리당의 오만함에 준엄한 심판을 내린 대한민국 국민의 올바른 판단과 민주주의의 수준 높음을 세계에 보여준 것이 자랑스럽게 생각되었다.

40년전과 비교해 볼 때, 한국은 기적적인 변화에 변화를 거듭해 세계의 선진국 대열에 섰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위대한 업적을 이룬 것은 인간들의 노력과 플러스 최대 기독교 강국인 교회와 교인들의 기도와 숨은 노력으로 하나님께서 지금 여기까지 올수 있게 지켜주셨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우남수 목사/행복연구원 길라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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