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친척 중 에이전트 둔 고객, 남다른 전략 필요

2016-06-02 (목)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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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객 확보 전략, 객관적 입장 유지할 수 있다고 부각

▶ 양측 에이전트 간 소개비 제공 전략

한 사람만 건너면 부동산 에이전트를 쉽게 소개 받을 수 있다. 현역에서 활동중인 에이전트의 숫자가 약 2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니 그럴 만도 한 이야기다.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부동산 업계에서 살아남으려는 에이전트에게는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고객의 입에서 아는 에이전트가 가족이나 친척이라는 말이 나오면 에이전트는 포기를 결심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아는’ 에이전트라는 강력한 경쟁자로부터 고객을 쉽게 확보하는 에이전트들에게는 나름의 전략이 있다. 부동산 뉴스 전문매체 인맨 뉴스가‘잘 아는 에이전트’를 둔 고객 확보 전략을 소개했다.

■ 소개비 제공
고객이 잘 안다고 하는 에이전트에게 소개비를 제공하는 전략이다. 해당 에이전트가 소개비를 받겠다고 하면 고객은 다른 에이전트에게 일을 맡길 때 발생할 수 있는 미안함을 떨쳐낼 수 있다. 고객이 친척이나 친구 에이전트와 일을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부담감 없이 일을 진행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소개비 제공 절차는 반드시 서면 계약으로 진행해야 하고 해당 부동산 업체 브로커의 승인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소개비 금액은 양측 에이전트간 상의를 통해 얼마든지 결정할 수 있는데 제공 에이전트 수수료의 약 15%~30% 정도가 가장 보편적이다.


■ 상대 에이전트 추천
아예 반대의 전략을 구사해볼 수도 있다. 잠재 고객에게 친구나 친척 에이전트에게 일을 맡겨보라고 적극 추천하는 것이다. 몇 가지 전제 조건이 있다. 우선 해당 고객에게 그동안 이미 부동산 관련 자료를 제공하며 어느 정도 신뢰가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또 고객이 언급한 에이전트의 업무 능력이 우수하다는 것도 어느 정도 입증되어야 한다.

고객에게 친구 에이전트와 함께 일할 것을 적극 추천한 뒤 상대측 에이전트에게는 별도로 연락해 자기소개와 함께 고객과 상담을 실시할 것으로 요청하는 것이다.

당장 눈앞의 고객을 놓칠 수 있어도 상대측 에이전트로부터 소개비를 제공받을 수도 있다. 고객에게 정직함이 인정된다면 미래 고객이 확보되는 셈이다.

■ 객관성 강조
부동산 에이전트를 통해 거래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거래기간 내내 객관적인 입장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친구나 친척, 가족 에이전트를 내세워 부동산 거래를 진행하다보면 거래를 진행하는 도중 어느 순간 객관성을 잃기 쉽다. 객관성 대신 감정이 앞서다 보면 거래가 힘들게 진행되기 시작한다.

이 같은 경우는 고객과 에이전트의 관계가 오래되고 더 가까울수록 자주 발생한다. 부동산 거래를 망치는 것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니다. 오랫동안 지속된 인간관계가 부동산 거래로 자칫 손상되면 복구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이런 점을 고객에게 부각시켜 고객을 잘 설득하는 전략이다.

■ 단점 부각
첫 주택 구입자나 주택 거래 경험이 많지 않은 고객은 거래 과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기 쉽다. 주택 거래 기간 내내 고객의 극히 개인적인 정보까지도 에이전트들에게 공개되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공개를 원치 않는 개인 정보 중에는 이혼 사실, 과거 거주 기록, 재산 관련 사항 등도 포함된다.


민감한 개인 정보를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친구나 친척에게 공개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고객에게 미리 알려주면 친구 에이전트에게 치우쳤던 고객의 결정이 바뀌는 경우도 상당수다.

■ ‘다른 의견’ 제시
친한 친구가 에이전트라고 벽을 치는 고객에게 다른 에이전트의 의견을 들어볼 것으로 제시한다. 고객을 대상으로 이른바 ‘리스팅 프리젠테이션’(Listing Presentation)을 통해 에이전트 본인 홍보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목적이다. 리스팅 프리젠테이션은 주로 셀러를 대상으로 실시되는데 주택 시장 상황, 홍보 전략 등을 간략히 설명하는 과정이다.

프리젠테이션은 15~20분정도로 너무 길지 않게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고 무엇보다 ‘팔로우 업’ 절차가 중요하다. 프리젠테이션을 마친 뒤 고객에게 친구 에이전트와도 문의해 볼 것을 제안한 뒤 최종 결정 사항을 알려 달라고 요청해 고객와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를 한번 더 확보 한다.

■ 간접 비교
자신의 공인된 이력 사항에 자신 있는 경우 고객이 언급한 에이전트의 이력에 대해서 물어보면 간접 비교를 진행한다.

예를 들어 에이전트가 ‘풀 타임’ 인가요?, 에이전트 경력은 몇년이나 되나요?, 이 지역 전문 에이전트인가요?, 지난해 성사한 거래가 몇 건인가요?, 함께 일하는 에스크로 업체나 융자 중개 업체, 법률 자문 업체 등도 있나요? 등의 질문을 통해 고객의 결정을 유도하는 전략이다.

에이전트의 능력에 관계없이 단지 ‘믿을 수 있어서’라는 이유만으로 친구 에이전트를 고려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그러나 실제 부동산 거래에서는 신뢰보다 우선시되는 것이 에이전트의 능력이다.

따라서 이점을 부각시켜 친구 에이전트의 경력 사항을 한번쯤 알아보도록 유도하면 고객의 결정을 바꿀 수 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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