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팔리지 않는 집, 매물로 내놓은 지 한참인데… 왜 안팔리지

2016-05-12 (목)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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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사진·개인 물품 등 어수선한 집안

▶ 내놓은 집에 아직도 세입자가 살고 있어

팔리지 않는 집, 매물로 내놓은 지 한참인데… 왜 안팔리지

필요한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았을 경우 매물로 내놓은 집이 오랫동안 팔리지 않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과연 팔리기는 할까?”가족과 친구에 이어 이웃까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심지어 당신도 서서히 의구심이 들기 시작한다. 매물로 내놓은 지 한참이 지났는데 집이 팔리지 않으면 홈오너는 초조해지게 마련이다. 이때 첫 번째로 드는 생각은 가격이다. 이웃의 집들이 얼마에 팔렸는지, 얼마 만에 팔렸는지 등등도 하나 둘씩 떠오른다. 그런데 이런 지극히 정상적인 의심과 반성 이외에 왜 우리 집은 이렇게 오랫동안 팔리지 않는지 점검해 볼 포인트들이 여럿 더 있다.

■커브 어필(curb appeal·첫 인상)이 좋지 않다
많은 전문가들은 “바이어를 앞뜰까지 유인하지 못하면 집 안까지 들이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당연히 집은 팔리지 않는다.

테네시주 멤피스의 조엘 홉슨 리얼터는 “인터넷에 올린 사진은 물론, 운전하고 지나가다 잠시 보는 모습에서라도 바이어를 유혹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문은 페인트하고 창문은 깨끗이 닦고 잔디는 잘 깎아둬야 한다”고 말했다.


제시카 리플 에이전트도 “셀러들에게 ‘현관 앞에 선 바이어 입장이 돼 보라’고 주문한다”며 “에이전트가 오기 전까지 현관에서 기다리는 바이어의 눈으로 집을 살펴봐야 한다. 거미줄이나 페인트 칠이 벗어진 부분은 없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업그레이드를 제때 하지 않았다
집을 파는데 가전기구, 바닥, 카운터탑을 새것으로 교체하길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체를 해야 하는 이유는 이웃의 경쟁 매물들이 그렇게 해둔 경우에 해당된다. 바이어는 그 차이점을 누구보다 금방 알아챈다.

플로리다주 폰트 베드라의 브로커인 카라 아미르는 “한 셀러의 집은 1980년대 유행했던 데코레이션이 가득했다”며 “입구의 거울은 20피트 높이 천장까지 이어졌고 계단을 타고 2층까지 계속됐다. 실내로 들어오지 않고 집을 떠난 이들이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그 집은 2년 반 동안 매물로 올라있었고 3,000달러를 들여 거울을 제거한 뒤에야 팔렸다.

■어수선하게 채워 넣기만 했었다
바이어는 집을 보길 원하지 당신의 가족사진들과 운동기구에는 관심이 없다. 따라서 개인 물품을 치워 집이 넓게 보이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가족사진, 개인 취향이 듬뿍 묻어나는 예술품, 냉장고 문에 붙은 메모지 등이 제거 대상이다.

다음으로 덩치 큰 가구나 운동기구 등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것들도 치워두는 것이 좋다. 그 다음은 캐비닛이나 옷장 안을 깔끔하게 비워 넓게 보이도록 해야 한다. 차고 청소를 하는 것도 필수다.

아미르 브로커는 “셀러들에게 쓰는 말은 ‘편집’(editing)하라는 것이다”며 “남는 짐들을 편집해서 방으로, 복도로 자유롭게 다닐 만큼 넓은 공간임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토리지를 빌려 짐을 이동시켜 두는 것도 단순히 오버하는 게 가끔은 집을 빨리 팔리게 하는데 직효가 있다.


■아직도 세입자가 살고 있다두 번째 주택으로 그동안 렌트비를 받으며 쏠쏠하게 부수입을 올린 집이 있다. 그런 집을 팔기로 했는데 잘 안 팔린다. 전문가들은 아직도 세입자가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집을 팔기로 했다면 세입자가 나간 뒤 매물로서 최소한의 새 단장을 하는데 필요한 시간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팔기로 했다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세입자도 정리하는 것이 낫다는 설명이다.

아미르 브로커는 “세입자는 집주인만큼 절박하게 집을 빨리 팔아야 할 입장이 아니다”며 “렌트 수입을 올리는데 그 집을 팔아야 한다면 최소한 공중에 뜨는 시간은 감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쇼맨십이 부족했다
물론 나는 집을 비워줘야 하고 리얼터가 집 주인인양 셀러를 데리고 내 방에, 내 집에 들어오는 것이 싫을 수 있다. 그러나 감수해야 한다.

리얼터에게 유의사항을 안내하고, 금지사항을 주지하고, 원하는 시간대에만 집을 보여주러 올 것을 요구할 수 있다. 집 주인으로서 당연한 권리지만 바이어 입장에서는 불편하기 짝이 없다. 일 하느라 바빠 집을 볼 시간은 밤이나 주말에만 있는 바이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홉슨 리얼터는 “리얼터가 집을 편하게 보여줄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시간을 아끼는 지름길”이라며 “집은 환하게 밝혀두고 휘장은 걷어두며 실내온도도 편안하게 해둬서 바이어가 머무르고 싶다는 본능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집 주인이 자리를 비워두는 편이 낫다. 그러니 집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일도 마다하지 말아야 한다.

■디테일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
대개 바이어가 주의를 기울이는 세심한 부분들에 있어 셀러는 노력을 게을리 하는 경우가 많다. 눈높이보다 낮은 부분은 다시 페인트하고, 어둑어둑해진 전등은 갈고, 낡은 스위치는 교체해 집안을 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작은 부분들이니 많은 돈이 들어가지도 않는다.

요새는 당장 이사해 바로 살 수 있도록 준비를 마친 집들이 인기다. 주변의 경쟁 매물들도 이런 준비를 마쳤을 가능성이 높다. 페인트칠과 카펫 청소는 이런 관점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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